셋째 거리 – 거지 광대 2
길 떠난 광대들이 고향 땅을 찾아왔지만, 마을은 이미 쑥대밭이 되었고, 광대패이자 동학군 출신 억수도 이들과 재회한다. 힘을 비축하여 뒤를 도모하자던 억수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장탈은 효수된 탈을 수습하려다 관군에 참수당한다. 장탈이 들고 있던 북채가 힘없이 떨어지면 버들이가 그 북채를 소중하게 이어받고는 거지 광대들과 장탈의 시신을 수습한다. 버들이가 주렁주렁 걸린 동학군의 머리(객석부터 마당까지 목이 잘려있는 동학군의 탈이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를 거두자 하고, 이를 만류하던 억수까지 가세하여 하나하나 고이 거둔다.
이때 너무 높이 달려 있어 끝내 못 거두는 탈이 하나 덩그러니 남게 되는데, 이 탈이 전태일 열사를 상징하는 탈이라는 것을 관객은 아무도 눈치 못 채고 우리 공연팀만 알고 있었다. 동학을 얘기하며 무슨 갑자기 전태일? 이것은 연출자 채희완 선생의 감춰진 연출 의도였다. 관객한테 굳이 전달되지 않더라도, 애써 드러내지 않더라도 작품에 임하는 자세이자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넷째 마당 : 청수 한동이
정화수 한 그릇 정성 들여 모시듯 맑은 물 한 동이 길어 모셔 원혼을 천도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마음 다짐하는 판 씻음 마당이다.
최태현 선생이 작곡하고 채희완 선생께서 작사하신 ‘죽어 살아서 온다’를 김영남의 독창으로 불리고 청수 한 동이를 이고 나온 무용수들이 자신은 물론이고 피로 물든 마당을 정화수로 뿌려 객석까지 판 씻음을 한다. 이어서 역시나 채희완 작사, 최태현 작곡의 ‘아침 뱃노래’를 배경음악으로 무용수들이 대나무를 치켜들어 원혼의 기운을 받아내면 전 출연진이 나와 자신이 썼던 탈과 수습한 탈들을 들고 한데 어우러져 춤인 듯 아닌 듯 넘실대면, 객석도 같이 출렁였다.
이 역시 사진과 글보다는 아래의 영상을 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 링크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6OLx6DnJQXI
‘칼노래 칼춤’ 작품에 대한 객관화를 위해 당시 평론가 이영미 선생의 평을 실은 한겨레신문 기사 일부를 아래에 인용하였다.
이렇게 20년 동안 마당극의 살아 있는 신화이자 전설, 역사가 되었던 <칼노래 칼춤>을 다시 공연할 수 있을까? 초연에 출연했던 배우들 대다수가 20년이 지난 2014년의 구로 공연에도 참여했는데…. 2024년이면 한두레 창립 50년이 되는 해인데…. 과연 다시 공연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야말로 전설이 되어버린 걸까?
돌아가신 박인배 선생께서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재임하실 당시 구로 공연을 앞두고 필자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칼노래 칼춤 초연한 지가 20년 되지 않았나? 무형문화재 추진해도 되겠는데?’ 평소에 농담도 잘하셨지만, 박인배 선생의 그 말씀은 농담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마승락 건국대 탈춤반 86, 전 놀이패 한두레 대표, 전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대표
[탈춤과 나] 원고 청탁서
새로운 언론문화를 주도해가는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http://pressian.com)이 <사)민족미학연구소>와 <창작탈춤패 지기금지>와 함께 탈춤에 관한 “이야기마당”(칼럼 연재)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탈춤이 좋아서, 쏟은 열정이 오롯이 담긴 회고담이거나 증언, 활동일지여도 좋고 아니면 현금 문화현상에 대한 어기찬 비판과 제언 형식의 글이어도 좋습니다.
과거 탈춤반 출신의 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신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글 내용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한 때나마 문화패로서 탈꾼으로서 개성넘치는 숨결을 담아내면 참 좋겠지요.
글 말미에는 대학탈춤패 출신임을 밝혀주십시오(대학, 학번, 탈춤반 이름 및 현직)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사진(1-5매)이나 시청각 자료도 곁들여 캡션을 달아 보내주시면, 지난 기억이 되살아나 더욱 생생한 느낌을 전달해줄 것입니다.
알뜰살뜰한 글과 사진제공에 대한 원고사례비는 제공되지 않고, 다만 원고가 묶여져 책으로 발간될 때 책 두 권 발송으로 사례를 대신합니다.
제 목 : [탈춤과 나] (부제로 각자 글 나름의 자의적인 제목을 달아도 좋음)
원고 매수 : 200자 원고지 15-30매(A4 3-5장)
(사진 등 시청각 관련 자료 캡션 달아 첨부하면 더욱 좋음)
보낼 곳 : (사) 민족미학연구소 (namihak@hanmail.net) 채 희 완 (bullim20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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