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근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새로 도입한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제1호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를 포함해 모두 11건을 선정했다.
도는 지난 21일 경기도문화재위원회 등록문화재분과위원회를 열고 이들 11건의 경기도 등록문화재 등재를 최종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11건은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소장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 △파주 갈곡리 성당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KSC) 안내판 △일제강점기 문화재 실측 및 수리도면 일괄 △안산 기아 경3륜 트럭 T600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훈련농장 사일로 △수원 방화수류정 자개상 △파주 라스트 찬스 △파주 말레이시아교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 △안산 목제솜틀기(이하 등록번호 순) 등이다.
도는 국가와 시·도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 전통문화유산과 달리 근대문화유산(만들고 50년 이상 지난 문화유산)은 국가 등록문화재 탈락 시 마땅히 보호할 방법이 없다며 지방정부도 등록문화재를 운영할 수 있도록 2016년 제도 개선안을 건의한 바 있다.
이어 2019년 정부가 경기도의 건의안을 수용하면서 도는 지난해 9월부터 시·군 실태조사, 도민 의견 수렴 등 지방정부 등록문화재 선정을 추진했다. 최종 11건의 등록문화재 번호는 도민 의견, 전문가 추천 등을 바탕으로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 등을 고려해 정했다.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는 1951년 9월 당시 북한 지역에서 탈출하던 피난민이 간직하다 미군에 전해져 1987년 동두천시에 기증한 것으로, 한국 전쟁 당시 긴박했던 역사적 비극의 아픔을 품은 상징성 등을 높게 평가 받았다.
제2호 '파주 갈곡리 성당'은 지역민과 미군의 협조로 1954년 건립된 건물이다. 위원회는 한국전쟁 이후 피폐한 상태였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양식을 보여주는 한편 성당 주변이 구한말 이후 형성된 신앙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 초기 교회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제3호 '오산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옛 동판·한국노무단(KSC) 안내판'은 죽미령 전투 장소에 건립된 기념비다. 이곳은 한국전쟁 초기 북한군과 유엔군이 최초로 전투를 벌이며 수많은 전사자가 생겼던 장소로 기념비와 함께 주한미군 전투지원을 맡았던 한국노무단이 기념비를 보수한 것을 기록한 안내판이 있어 전쟁이 남긴 상흔을 떠올리게 한다.
이 밖에 8건의 등록문화재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1960~1970년대 산업현장 등의 역사와 시대상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희완 도 문화유산과장은 “도내 근대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마련된 도 등록문화재 제도의 시행 첫 성과로 등록된 11건 모두 경기도의 정체성과 지역성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근대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호해 높은 개발압력 속에서 사라져가는 근대문화자원들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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