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 A 교수는 자신이 책임자인 실험실에 2007년 1, 2학기 동안 총 13일간 참여한 자신의 자녀를 3편의 의학 관련 논문 공저자로 등재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B 교수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수행한 미생물학 관련 실험논문에 자신의 딸과 딸의 친구를 공저자로 등재시키고, "자신이 교신저자가 될 경우 부녀지간인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동료 C 교수에게 교신저자를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D 교수와 F 교수는 동료 E 교수에게 자신들의 자녀를 실험실 인턴으로 해줄 것을 부탁하고 논문 공저자에 포함되도록 관여했다. D 교수는 E 교수의 학부 지도교수였다. F 교수는 "실험실 인턴을 부탁했을 뿐 논문 공저자를 부탁하지 않았다. 논문출간 뒤 알았다"고 했으나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D, E, F 교수들의 관계를 비춰보면 진술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G 교수는 자신의 자녀에게 자녀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동료 교수를 소개하고 자녀가 논문의 공저자에 포함되도록 관여했다. G 교수의 자녀는 2006년 여름방학 기간 병원에 나와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정리했다고 주장했으나 "전문성이 필요 없는 단순 데이터 수집‧정리라면 논문의 공저자로 인정될만한 기여라 할 수 없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서울대 교수들이 미성년 자녀를 논문의 공저자로 올린 사례가 무더기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대학교수와 미성년 공저자 논문의 연구부정 검증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이 특별한 인적관계를 위해 서울대 박사급 연구인력과 국가 예산을 지원받는 시설·장비를 이용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결정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대 검증대상 논문 64건 가운데 22건(34%)이 무더기 연구부정 판정을 받았다. 22건 중 4건은 서울대 교수 자신의 자녀였으며 5건은 동료 교수, 혹은 지인의 자녀였다.
연구부정 논문이 가장 많은 단과대학은 의과대학으로 22건 중 9건(41%)였으며, 수의과대학 4건, 치의학대학원 2건, 약학대학 1건, 자연과학대학 4건, 농업생명과학대학 1건, 사회과학대학 1건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 의원이 "2014년 나경원 전 의원의 자녀가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서울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서울대 연구실과 장비 등을 활용하고 연구성과에 이름을 올린 것은 특혜 제공이 아니냐"고 묻자, 서울대 총장은 "과학고, 영재고 학생 등 외부인이 서울대 시설을 이용하는 사례가 있으며, 이는 R&E(Research and Education) 프로그램으로 교육적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서 의원은 "이번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결정문을 전수조사한 결과 그동안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에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 가운데 R&E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사례와 같이 서울대 교수들은 연구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은 자신의 자녀를 본인 논문에 공저자로 올리거나, 동료 교수에게 부탁하거나, 혹은 친인척‧지인의 자녀를 올려주는 사실상 특혜를 제공했다"며 "이 미성년자들은 실험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그 역할이 단순한 실험 보조, 데이터 정리‧‧수집, 영문 교정 수준에 그쳤고, 관련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 의원이 전국 40개 국립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 공저자 논문 검증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립대학에서만 45건의 연구부정 논문이 발견됐다. 서 의원은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미성년자들이 해당 논문을 대학입시에 활용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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