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휴대전화는 전날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가 접수한 휴대전화 은닉 등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된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뒤, 유 전 본부장이 최근까지 거주하던 용인시 보정동 일대에서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색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해당 휴대전화를 주운 행인을 특정했으며, 현재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유 전 본부장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CCTV를 확인하거나 건물 주변을 수색했지만 휴대전화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전담수사팀은 지난 7일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 도시균형발전과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전반을 담당한 부서로, 2016년 11월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계획보다 아파트를 더 짓겠다며 용적률 상향조정 내용을 포함시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변경계획’을 인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단지의 용적률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낸 이 사업지구 민간사업자 선정 당시 공모지침서(2015년 3월) 등의 180%에서 185∼195%로 상향됐고, 이로 인해 전체 가구 수는 5089가구에서 5268가구로 179가구 늘었다.
특히 성남의뜰에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는 4개 아파트단지(A1,A2,A11,A12블록)를 직접 시행했는데, 이들 단지는 용적률이 180%에서 195%로 15%포인트씩 높아지면서 전체 가구 수는 1778가구에서 1964가구로 186가구 늘어났다.
반면 서민 주거용인 국민임대아파트는 당초의 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사업자 선정 공모지침서에는 사업지구 내 A10 블록에 279가구, A11블록에 1324가구 등 2개 블록에 모두 1603가구의 60㎡ 이하 소형 국민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2016년 6월 시가 고시한 개발계획에서는 A10블록 267가구, A11블록 1265가구 등 모두 1532가구로 공모지침서보다 71가구가 줄었다.
이어 같은 해 11월 1차 개발계획 변경 고시 당시에는 A9블록(A10블록에서 변경) 221가구, A10블록(A11블록에서 변경) 1200가구 등 1421가구로 다시 변경된다.
특히 2019년 8차 개발계획 변경 고시에는 A10블록의 1200가구를 공공임대 400가구와 공공분양 800가구로 전환한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5년 6월 첫 고시된 뒤 올해 6월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계획이 변경됐다.
이처럼 대장동 개발사업의 국민임대아파트는 당초 1603가구에서 221가구로 무려 86.2% 줄어들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영개발이라는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도시균형발전과로부터 이러한 계획 변경 인가 과정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으며, 추후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이한성 대표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 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이 대표가 맡고 있는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100% 소유하고 있으며,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만 1208억 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곽 씨는 지난달 26일 낸 입장문에서 아버지 소개로 2015년부터 화천대유에서 근무했으며, 올해 3월 화천대유를 퇴사하면서 퇴직금과 성과급, 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곽 씨가 세금을 제외하고 실수령한 돈은 28억 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조사 대상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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