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거나 자가치료를 하는 확진자 중 21%가 '심리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지난 5월18일부터 '경기도 코로나19 확진자 심리지원단'을 꾸리고,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자가치료 대상 확진자에게 심리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도가 심리지원단 가동 이후 지난 달 31일까지 도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2만1722명)하거나 자가치료(1973명)한 2만3695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평가를 진행한 결과, 심리지원이 필요한 고위험군은 전체 21.4%(3611명)로 집계됐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20.9%(3,405명), 자가치료 대상자는 32.2%(206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고위험군 3611명의 증세(중복 가능)을 보면 우울증(경미한 수준 이상)을 호소하는 확진자가 전체 51.7%(18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주의 요망 이상) 24.7%, 심리적 고통정도(총점 10점 7점 이상) 13.2% 순이었다. 특히 자살 위험성이 있는 우울 단계도 10.4%로 확인됐다.
이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총 4820건의 전화상담을 진행한 결과 상담내용은 일상 복귀에 대한 어려움이 40.6%(1,958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격리생활로 인한 답답함 32.6%, 신체 건강 후유증에 대한 걱정 13.7%, 코로나19 타인 전파 걱정 7.4%, 경제활동 중단으로 인한 불안 3.2%, 기타 2.5% 순이다.
실제로 도내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김 모씨(31)는 자신으로 인해 가족, 지인이 격리되고 검사를 받게 되자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치료 기간 가족의 부고를 접했지만 나가지 못해 스트레스로 불면증까지 겪었다. 도 심리지원단은 3회 전화상담을 통해 김 씨의 불안감 해소에 집중했고, 시설 퇴소 이후에도 거주지 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학원 강사로 일하던 박 모씨(45)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치료를 받으며 극심한 불안 증세를 겪었다. 완치 후 수강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받을 시선이 두렵다는 이유로, 퇴사를 고민하며 공황장애까지 호소했다. 도가 정신건강의학과 비대면 진료로 약물 처방을 하자 안정을 되찾은 박 씨는 자가치료 기간 4회 상담 진행 후 현재 지역 자살예방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도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입소 등으로 상당수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만큼 기존 '코로나19 확진자 심리지원단' 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상자가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도록 심리지원 상담원의 이름과 연락처를 개별 안내하고, 자가치료자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대리처방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00명 안팎을 연일 기록하면서 경기도 심리지원단도 매일 200명 안팎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류영철 도 보건건강국장은 “확진자는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주변에 피해를 입힌다는 죄책감과 심리적인 압박으로 매우 힘들어한다”면서 “격리된 확진자의 마음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앞으로는 코로나19 대응 인력 등 대상별 맞춤형 심리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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