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타지역 유치를 둘러싼 해법을 두고 지역 정치세력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여론이 양분하는 등 심각한 휴유증을 낳고 있다.
지난 6일 영주시장, 도의원, 시의원 및 40개 영주시민간단체 협의회는 SK머티리얼즈 본사 앞에서 SK규탄 집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자 했으나, 장욱현 영주시장과 황병직 도의원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집회는 30분 만에 파행됐다.
문제의 발단은 사전에 작성된 성명서에 황병직 도의원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시작되었다.
장욱현시장측은 다양한 단체의 입장을 청취하여 영주시가 기업친화도시로서의 이미지에 해가 가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 속에서 SK측에 타지역 설립투자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향후 투자확대 계획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황병직도의원은 아직 SK와 상주시가 정식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SK측의 상주시 투자계획을 철회시키는데 영주시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규탄집회는 경과보고 시의장 인사, 시장인사, 성명서낭독, 규탄결의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장욱현시장은 “영주시는 SK머티리얼즈의 신규투자 부지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요구와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음극재 못지않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중심의 다양한 고부가가치 미래 신성장 사업 추진을 제안하고, 기업의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영주시와 SK가 상생의 방안을 마련하여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장시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황병직 의원은 단상으로 나가 “성명서에 동의하지 않은 이유를 잠시 설명하겠다”고 발언을 시작하자, 장시장이 바로 마이크를 빼앗으며 10여분간의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황병직 도의원 입장표명은 다른 자리에서 하시고, 행사를 방해하지 말라”면서 마이크를 빼앗는 등 실랑이가 오가며, 이후 일정이 모두 취소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황병직도의원은 “시장이 주최한 행사라고 저에게 발언의 기회마저 주지 않고 있다. 저는 선출직으로서 주민에 대한 마지막으로 보답드리는 마음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막겠다”며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무대응으로 일관한 장욱현시장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는 폭탄발언을 쏟아내고, “8일부터 경북도지사 집무실 앞에서 24시간 농성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장욱현 영주시장은 오후 3시 영주시청 대강당에서 긴급기자회견 열고 “영주시에서는 국회의원, 임무석도의원, 시의회 의원과 지난 몇 일 간 진통을 겪으며 의견을 조율한 끝에 성명서를 작성해 SK에 지역의 의견을 전달하고 또 시민 여러분께 정확한 경위와 향후 대책을 설명”하고자 했지만, “유일하게 성명서에 동의하지 않는 황병직 도의원과 일부 지지자들이 무단으로 마이크를 잡고, 행사를 방해하여 행사가 중단됐다"며 "민주주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과 절차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시민들은 영주의 지도층이 합심단결해도 부족할 판에 이렇게 공식적 행사에서 선출직 시장과 도의원이 화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무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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