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의회는 지난 1일 영주시 소재 SK머티리얼즈가 8500억원 규모의 차세대 2차전지 사업 투자지를 영주가 아닌 상주시로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고 강력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경북 영주시 소재 SK머티리얼즈는 위험물로 알려진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다이실란(SI2H6) 등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SK(주)는 SK머티리얼즈를 전격적으로 합병하여 첨단 소재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지난 7월 미국 배터리 음극 소재기업 ‘Group14 Technologies’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배터리 소재사업에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사실을 접한 영주시의회는 긴급의원 감담회를 열고, 영주시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 관계자는 “SK머티리얼즈는 올해초 현 공장인근의 부지를 매입하고자 했지만 소유자들과 가격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으며, SK측으로부터 협조요청을 받았지만 부지매입에 영주시가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검토하지 못했고, 또 보안유지가 필요한 사항이라 미리 시의회와 상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영주시 행정을 총괄해야 할 부시장 또한 영주시 미래와 관련된 시급한 현안을 불과 몇일전에야 보고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영주시의 해명에 대해 우충무 영주시의원(무소속)은 “중소기업인 일진베어링을 유치하는데에는 180억원의 재정지원을 했으면서, 글로벌기업 SK가 자발적으로 영주시에 8400억원을 투자하여 미래 첨단 배터리사업을 추진하려는데 영주시는 정보를 독점하고 시의회와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일이 이지경까지 왔다”며 “영주시는 영주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전달을 통해 시민들의 뜻을 모으고, 향후 지역 경기회복과 발전을 위해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서라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영주시의회는 SK머티리얼즈가 위험한 화학 공장만 영주에 남겨두고 미래먹거리 산업인 2차 전지 공장은 상주에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SK 2차전지 신규투자지 영주 유치를 위한 행정.재정 지원에 대한 사전 동의에 대한 합의안를 집행부에 전달하여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황병직 도의원(무소속)은 이날 별도의 성명서를 발표하여 “SK머티리얼즈 배터리 부품공장을 타지역에 건립하는 것을 강력규탄한다”며 “타지역 건립 추진을 계속할 시에는 위험 시설인 SK머티리얼즈 본사 또한 즉각 이전하라”고 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영주시민들 또한 영주시의 무능한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가흥동 주민 P씨는 "영주시는 가능성도 낮은 베어링 국가산단 추진에만 목을 메고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 부품인 2차배터리 공장을 눈 앞에서 놓치는 우를 범했다"며 "SK는 그동안 불산 폭발사고와 가스누출 사고로 영주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더니, 이젠 시민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내년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불거진 SK머티리얼즈 투자지 유치 문제는 한동안 영주시 정가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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