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반도해안둘레길·영일만해오름탐방로 등 새로운 언텍트 관광명소 부각
-‘집 나서면 어디든 공원’, 미세먼지 저감·열섬 완화 등 상권 활성화도 기여
현대사회에서 시민의 삶과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척도이자 경쟁력은 높은 빌딩과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도로가 아니라 얼마만큼 걷기 편하고 좋은 도시인가, 또 얼마나 아름다운 도심 속 공원이 있는가, 숲과 가로수로 상징되는 도심 숲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가에 달려 있다.
뉴욕과 파리, 런던, 도쿄 등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외국의 대도시들의 특징이 바로 도심 한복판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훌륭한 도시숲과 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나타내준다고 하겠다.
여기에 전 세계가 오는 2025년까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탄소배출 ‘제로’ 선언을 시작으로, 도심을 통과하는 차량을 억제하고 도로를 줄여서 녹지(綠地)를 확보하는 등 생태복원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한국형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는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산업도시의 인프라를 친환경 녹색도시로 전환한 데 이어 녹색산업 혁신사업을 발굴·추진하면서 탄소배출 저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구온난화와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는 현재는 물론 후대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도시숲과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 “이 같은 계획은 그동안의 속도와 개발 위주가 아닌 환경과 보행 중심으로 도시를 재편하고 이를 통해서 ‘탄소 제로’를 실현함과 동시에 쾌적한 시민의 삶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말했다.
■ 포항을 걷다, 생기(生氣)를 얻다.
포항시는 철강산업 중심의 회색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친환경 녹색도시로 바꾸고, 도시구조를 지속 가능한 미래형 녹색도시로 변화시키는 한편, 침체한 원도심에 녹색 활력을 불어넣어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속해서 도시숲을 조성해왔다.
관련해서 포항시는 지난 2016년부터 도심과 해양, 산림 등 3개 축(軸)을 중심으로 하는 그린웨이(Green-Way)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숲 조성, 둘레길 조성, 하천복원, 산림 휴양시설 확충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쾌적한 도시를 가꾼다는 목표를 하나씩 둘씩 이뤄가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 단지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저감(低減) 및 도심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고, 해안과 인접한 지역은 태풍, 홍수, 해일, 침수, 산사태 등에 대응하기 위한 ‘도심 방재 숲’, ‘해안 방재 숲’과 함께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를 만들었다.
우선 포항의 도시숲과 도시숲 길의 대표 브랜드이자 맏형격인 ‘도시철길숲’의 경우는 지난 2015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4년간 25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해남부선이 달리던 옛 포항역에서 효자역에 이르는 4.3㎞ 구간에 조성됐다.
이와 함께 지난 2017년에 발생한 초유의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지역민에게 숲 체험을 통한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지진 트라우마 해소 학교 숲’도 조성을 마쳤고, 지진피해가 가장 컸던 북구 흥해읍의 흥해초등학교 내 750㎡에 나무를 심고 휴게시설도 마련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궁극적으로 친환경 녹색도시를 향한 계획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도시 체질과 시민문화를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고 “산업화시대에 형성된 도시구조를 미래에 대비한 지속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켜 누구나 살고 싶은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걷다 보면 바람이 되고, 파도가 되는 해안 둘레길
한반도 최동단지역으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은 트레킹로드 ‘호미반도해안둘레길’. 일명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는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의 해안선을 연결하는 58km의 트레킹 길로, 절벽과 파도로 인해 접근이 불가했던 일부 구간을 나무데크 길로 연결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둘레길이 많지만 바로 옆의 바다에서 파도가 치는 해안 둘레길은 국내에서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이 유일하다.
또한, 예로부터 물이 맑고 은빛의 모래와 주변에 우거진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자연조건을 갖춘 곳으로 이름난 ‘송도해수욕장’을 시점으로 영일만의 해안선을 따라 영일대, 영일만항, 칠포, 오도, 월포, 화진을 이어 포항시와 영덕군의 경계인 송라면 지경리까지 4개 코스의 39.2㎞ 길이에 달하는 ‘영일만 해오름탐방로’ 역시 포항의 대표적인 해안 둘레길이다.
이강덕 시장은 “한반도에서 가장 동쪽에 열린 해안 길은 해가 가장 먼저 뜨고 석양이 아름다운 천혜 절경의 해안을 따라 시원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한나절 걸을 수 있는 최고의 힐링로드”라면서 “앞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그린웨이 프로젝트 등과 연계한 녹색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조성 계획을 밝혔다.
■ 침체한 원도심에 녹색의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숲
최근 시내 권역에 거주하는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해도도시숲’의 경우는 지난 2018년부터 9만6010그루의 교목·관목·초화(草花) 등을 심어 형산강 너머의 철강산업 단지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저감(低減)과 함께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해 에너지 절감에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람들에게 가장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색이 바로 녹색이며, 숲은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자연 공기청정기’라는 점에서 해도도시숲은 도심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넓고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한편, 숲과 감정적 교류를 통해 시민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증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해도도시숲은 시민들 간 교류의 장으로서 이웃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어 시민들이 지역사회 내에 역량 있는 주체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병풍 친 힐링로드
운제산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신라 천년고찰 오어사의 지형 특성을 살려 마당처럼 펼쳐진 오어지의 수변 경관을 편안하게 감상하며 걸을 수 있게 만든 트레킹로드 ‘오어지 들레길’은 총길이가 7㎞로 평균 걸음 속도로 2시간 정도가 걸리는 코스이다.
오어지 둘레길은 처음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순환형 둘레길로 조성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오어지의 아름다운 수변 경관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둘레길로 명성을 얻고 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오어지의 물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단풍나무와 굴참나무 같은 활엽수와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가 어우러져 상쾌한 그늘을 드리우고, 길은 자연 길과 걸음이 푹신푹신하게 느껴지는 멍석길, 데크길 등으로 조성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여러 녹지를 연결해서 도시를 관통하면서 보행이 가능한 숲길을 연속적으로 조성한다면, 시민의 건강증진, 소통을 통한 공동체 회복,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서 큰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접속하기만 하면 여유롭게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 생태적인 숲길을 조성해 시민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이처럼 멋지고 시원하게 펼쳐진 도시숲 길을 걸으며 포항시의 구석구석을 활보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아직도 여러 지역에서 여러 형태와 이름으로 도시숲과 공원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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