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태아 산재'를 여성 정책 공약으로 약속했다. 이 지사는 임신노동자의 안전한 노동환경 보장도 함께 다짐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7월부터 <반도체 아이들의 가려진 아픔> 기획을 통해 '태아를 수급 주체로 인정하는 산재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있다. 여당 유력 대권 주자가 이 문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열린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차 성평등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이 지사는 성평등 정책으로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내세웠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공약이 포함됐다.
먼저, 부모의 업무상 환경으로 인한 자녀의 선천성 건강손상을 산업재해로 보장하는 내용이다. 이 지사는 "각종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임신 중 일터의 유해환경으로 인해 장애 또는 질병이 있는 태아를 출산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자녀가 장애나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부모의 업무상 요인으로 인해 선천적 장애나 질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에 대한 산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임신 중 업무상 재해로 자녀의 건강이 손상된 경우에도 그를 보상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태아 산재 관련 개정안은 현재 잠자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산재법 개정안을 최근 심사하기로 했지만 잠정 보류됐다.
두 번째는 임신노동자의 유산 방지를 위한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이다. 이 지사는 "임신노동자 4명 중 1명이 유산 경험이 있으며, 유산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안전한 임신, 나아가 노동자의 생식건강은 사회가 힘을 쏟아 보호해야 할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유산의 원인이 되는 직장 내 임신 관련 독성인자를 특수건강검진항목에 추가하고, 작업장 유해환경 진단과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임신노동자를 유해인자로부터 보호하려는 취지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선 각종 유해인자에 대한 안전보건 기준을 정하고 있으나, 임신근로자에 대한 언급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환경 측정 및 사업장 위험성 평가에 임신노동자를 보호하는 평가 기준도 없다.
이 지사는 임신노동자의 유산방지를 위해 사업주의 부담을 더는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50인 미만의 사업체부터 임신노동자 대체인력인건비를 지원하는 방법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지사는 "모든 영역과 지역, 모든 세대와 성별에서 차별 없는 공정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력을 다 하겠다"면서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 제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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