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급 공무원들은 탁상행정에 과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은 직원들이 만들어 올리는 보고서 결재나 하고 정년까지 퇴출 걱정 없으니 무사안일주위 행정을 펼친다” 기자가 경북 울릉군을 취재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불만 섞인 목소리보다 신속한 민원처리와 고위 간부 공무원들이 민원현장에 직접 나와 현장 중심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격려의 목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적지 않게 나오고 있어 울릉군 공무원 사회가 조금씩 변화고 있는 게 감지되고 있다.
실재로 지난 4일 오후 2시께 울릉군청 상하수도 팀장급 공무원을 우연찮게 울릉읍 사동리 들녘에서 만났다. 그래서 기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공무원이 업무시간에 이곳에서 무얼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해당 공무원은 “올해 짧은 장마로 인해 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 부족으로 식수 공급마저 어려운 이때에 일부 양심불량 농민들이 수도계량기를 통하지 않고 상수도 관로에 호스를 불법으로 연결시켜 농작물에 물을 주는 사례가 있어 사전 단속 나왔다”면서 “애써 가꾼 농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으니 불법으로라도 농작물을 살리려는 농민들의 애타는 심정은 십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식수가 우선이기에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난 6일 군청 과장급 공무원 2명과 울릉군 LPG배관망 사업단 관계자 2명이 사동리 외곽도로 가장자리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 같아 기자가 이유를 물어봤다. 이에 울릉군 환경위생과장은 “군 LPG배관망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토사가 운반도중 도로에 떨어져 비산먼지 발생과 사고위험이 따른다는 주민 민원이 접수돼 주무부서인 일자리경제교통과장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 공사업체 관계자를 불러 현장정리를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위 두 사례만 비추어 보아도 울릉군 간부 공무원들이 변화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전 같으면 하위직 공무원이 현장에 나오거나 유선으로 해당업체에 민원사항을 알리고 조치할 것을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위 간부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민원처리에 노력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격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 중심 행정’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제라도 발로 뛰는 행정을 펼치고 있는 울릉군청 공무원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최근 보여주고 있는 공무원들의 변화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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