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쿠바계 미국 지도자들과 만나 쿠바의 반정부 시위 등을 논의했다고 로이터,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회동에 참석한 쿠바계 인사는 음악가 요투엘 로메로, 정치운동 단체 '마이애미 프리덤 프로젝트'의 창설자 아나 소피아 펠라에즈, 매니 디아즈 마이애미 전 시장 등이다.
로메로는 올해 2월 다른 쿠바 출신 음악가들과 함께 반체제 메시지를 담은 노래 '파트리아 이 비다'(Patria y vida·조국과 삶)를 발표한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쿠바에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더 많은 제재가 나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쿠바 국민의 대의를 위해 힘을 합쳐 행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작년 미국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의 쿠바계 미국인 150만명이 주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며 바이든의 민주당이 2024년 대선에서 이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쿠바계 미국인 알레한드로 오르티즈(32)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최근 쿠바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이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쿠바계 지도자들의 회동에 앞서 미국 재무부는 이날 쿠바 경찰 수뇌부 2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는 쿠바 국가혁명경찰(NRP)의 수장 오스카 칼레하스 발카르세가 포함됐다.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들과 거래가 금지된다.
NRP는 쿠바 정부의 시위대 공격에 투입됐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2일 쿠바의 반정부 시위를 진압한 알바로 라페스 미에라 국방장관과 내무부 소속 특수부대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공산국가 쿠바에서는 이달 11일 생필품 부족, 높은 물가 등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미국이 쿠바에 경제적으로 옥죄는 정책을 펴면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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