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적통' 논쟁을 보면 좀 서글프다"고 했다.
그는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당원은 누구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는데, 그 중에서 피를 따진다? 그건 현대 민주주의에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적통 논쟁은) 왕세자 정할 때 나온 이야기"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정세균 후보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까지 거슬러 올라 민주당의 정통성을 가진 후보는 자신이라고 경쟁하는 양상을 비꼰 것이다.
앞서 이낙연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세 분의 대통령을 모셨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학교였다. 정치를 배웠고 정책을 익혔다"고 했고, 정세균 후보도 "(민주당의) 적통, 적자는 이광재와 저밖에 없다"고 뒤지지 않았다. 두 후보의 '적통' 경쟁은 지지층에 친밀도를 소구하는 한편, '친노‧친문'과 거리가 있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나는 당원의 한 사람일 뿐이고 실제로 중심에 있지는 못한 사람이었다"면서 "가능하면 국민주권주의, 당원 중심 정당 취지에서 벗어나는 말씀들은 좀 안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 특히 공직자는 모두를 대표하는 게 맞는다"며 "경쟁을 할 때는 자기를 지지하는 진영을 대표하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인사 기용 기준을 묻는 질문에도 "유능한 사람이라면 가능한 우리 진영 안에 있는 사람을 쓰는 게 좋다"면서도 "우리보다 저쪽이 낫다면 저쪽 사람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진영과 먼 쪽에서 끌어올수록 우리 땅이 넓어지고 기반이 단단해 지는 것"이라며 "나는 사람을 진영 가리지 않고 많이 쓸 생각"이라고 했다,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선 "한 때 40% 지지를 받던 분인데, 많이 떨어졌던 지지율이 일부 복원되는 것"이라며 "일시적 흐름, 파도 같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자신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내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해서 오버하다가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됐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도 순간이더라"고 했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타 후보들의 공세에 대한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은 이 후보도 스스로 인정했다. 그는 "내가 좀 많이 견딜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신 도를 넘는 부분을 제지하지 않으면 통째로 깨질 수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네거티브를 넘은 마타도어에 가까운 경우에도 반격하지 않았는데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기본소득 논란에 대해선 "중앙정부는 여력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국민 전원에게 주기에는 액수가 좀 그렇다"고 재정 여력의 한계를 인정하며 '보편적 지급' 계획을 수정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광재 의원이 '부분적으로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해야지 전면 도입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해 수용했다"며 "경기도에서도 예산 부족 문제 때문에 청년들만 했던 것처럼, 부분적으로 특정 지역, 농어민, 청년, 노인들, 장애인 부분들을 한 뒤에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며 "야당이 주장하는 것도 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안심소득에 대해 그는 "부자는 세금을 더 내고 가난한 사람은 받기만 하니까 기본소득보다 더 과격한 안"이라면서 "해낼 수만 있다면 훨씬 효율적인 것은 맞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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