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한미동맹을 파기하려고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자사 기자 캐럴 리어닉과 릴핍 러커가 쓴 책 <나 혼자 고칠 수 있어 : 도널드 트럼프의 재앙적 마지막 해> 내용의 일부를 보도했다.
트럼프가 한미동맹 등 주요 동맹 관계를 끊겠다고 생각한 것은 '돈' 때문이다.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강조해온 트럼프는 재임시 한국에 방위비를 5배 인상하라고 압박했었다. 결국 트럼프 정부가 끝날 때까지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주둔비 등을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도 사석에서 종종 언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 뒤집어지자 "저들이 승리를 훔치고 있다"
트럼프 정부 마지막 해, 특히 대선 당시 있었던 일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트럼프가 지금도 계속 되풀이하고 있는 "선거 사기" 주장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보여준다.
대선 당일인 2020년 11월 3일 밤 11시 20분 트럼프에 우호적인 <폭스뉴스>에서 처음으로 애리조나주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하자 트럼프는 크게 분노하며 참모들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볼 것으로 지시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트럼프가 앞서가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바이든이 역전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트럼프는 백악관의 선거상황실로 직접 찾아가 참모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트럼프는 선거 다음날 새벽 2시 자신의 승리를 예상하며 준비했던 백악관의 축하연에 참석해 바이든의 승리가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라며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이 책은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마음 속으로는 바이든의 승리를 바라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에스퍼는 평생 공화당원이었지만, 바이든이 국가 안보 강화 면에서 트럼프보다 안정적이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스퍼는 2020년 6월 전국적으로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시위 당시 군대를 동원해 진압하려던 트럼프와 갈등을 빚으면서 사이가 악화됐다. 트럼프는 대선이 끝난 뒤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한 국방장관과 법무장관을 해임했다. 에스퍼는 트럼프가 자신을 해임할 것을 알고 있었지만, 트럼프가 군에 무슨 일을 할지 우려했기 때문에 그 시기를 대선 이후로 미루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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