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으로 내하고 한번 붙어 보겠다는 소리 같은데 내가 상대해 줄께"
지난 19일 오전 7시 47분 기자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경북 울릉군의회 무소속 공경식 군의원의 전화였다. 전날 보도된 <프레시안>보도를 언급하며 “이제 뭐 정면으로 내하고 한번 붙어 보겠다는 소리 같은데 내가 상대해 줄께 알았제”라며 걸려온 항의성 전화였다.
이 같은 공 의원의 말은 지난 18일 <프레시안>이 기자수첩을 통해 보도한 ‘울릉군의원 주민 폄하성 발언 논란’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 “전화를 한 통해야 할 것 같아서 했다”라면서 하는 말이었다.
이날 공 의원은 “나는 무소속 의원이어서 공천 받고 시험칠 이유도 없고 의회5분 발언을 할 때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여러 가지 생각해서 내가 알아서할 문제고 기자도 기사는 평생 따라 간다는 거 알지요”라고 한 뒤 갑자기 태도를 바꿔 '반말'로 “이제 뭐 정면으로 내하고 한번 붙어 보겠다는 소리 같은데 내가 상대해 줄게 알았제”라며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래서 기자가 “협박이냐”고 물어보니 “그런 거 같애”라고 말해 귀를 의심하고 또다시 “협박이냐”고 물어보니 “내가 니한테 협박할 필요가 뭐 있노 없잖아 니는니대로 나는 나대로 니갈길 가고 나는 내갈길 가면 되는거 아니냐”며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좁은 지역에서 니도 천사처럼 살 필요 없고 나도 깨끗하게 이제까지 못 살았고 앞으로 사는게 다 그렇겠지 뭐 서로서로 생활 조심해서 살아가면 된다. 알았제”라며 “하는 사업 잘되고 잘해라”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대한민국 형법에는 상대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해 생명·신체·자유·명예·재산 따위에 해(害)를 가할 것을 통고하는 일을 '협박'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레시안>은 지난 8일 울릉군의회 제6차 임시회 5분 발언에서 공 의원이 울릉군이 추진 중인 ‘대형여객선 실시협약안’을 언급하며 이에 반대의견을 내는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들과 지역 도의원을 향해 “이들은 가당치도 않은 거짓으로 군민을 속이고 혼란스럽게 한다”면서 “이는 자기당착과 모순적인 태도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며 “이처럼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조리 없고 당치않은 말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말을 개소리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군민을 대표하는 군의원 신분이면 모든 행동과 말에서 군민 앞에 모범적이어야 하며 군민 눈높이와 격의에 맞는 언행을 보여 주는 게 군민을 대표하는 군의원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라 하겠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기사는 공 의원이 군의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한말을 그대로 인용하고 누리꾼들이 올린 댓글까지 정상적인 취재 절차를 통해 작성된 기사인데 '군의원님' 심기를 건드리는 꼴이 돼 버렸다. 하지만 자신이 말한 내용을 왜곡하고 팩트 확인을 하지 않은 '가짜뉴스'라면 해당 '군의원님'에게 회초리를 맞아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군민의 대표이고, 공인이라는 군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사실을 보도한 기자에게 화가난다고해서 협박에 가까운 이른바 ‘겁박’성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해 당혹감을 감출 수 가없다.
지난해 6월 울릉주민 A씨가 “우월적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협박행위로 정신적 불안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당시 울릉군의회 부의장이던 공 의원을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때도 공 의원은 A씨와 관련된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 3곳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언론중재위에 재소하기도 했다.
공경식 군의원님에게 정중히 알려주고 싶다. 본인 관련 기사에 문제가 있다면 유선으로 항의 할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얼마든지 항의 또는 이의제기할 수 있고 또한 기자가 보도한 기사가 정말 잘못된 사실이라면 언제든 불러서 따끔히 혼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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