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여성A(48)씨가 지난 10일 직장 내 간부 2명에게 괴롭힘과 성희롱에 시달렸다는 글을 남긴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지난 프레시안 14일짜 보도)이 발생해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의 동의하에 숨진 여성이 남긴 마지막 음성이 공개됐다.
A씨는 숨지기 전 유일한 여성 직장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살고 싶어서 현장에 나왔는데 너무 치욕스러워서 살고 싶지 않다”는 등의 자신에게 현장 관리자들이 보인 행태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또 A씨는 “직장 간부들이 성추행을 일삼고 욕설 등 막말로 인해 수치심을 느겼다”며 “아줌마 이거 좀 치우세요 하며 발로 집어 차면서 이거 치우래요, 저보고...되게 언니 너무 모욕적인 거예요. 화재를 감시하는 화재감시원으로 입사했지만 업무와는 무관한 쇠파이프를 나르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결국 허리와 손목을 다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이프 한 100개 막 혼자 나르고 그런 거 하다보니까 정형외과 다니고 물리치료 받고 살면서 처음이야...휴식 시간 3분 먼저 들어갔다고 'XX 아줌마가 먼저, 작업장에 두 명이 남아 있는데 들어가고 앉았다'고 뒤에서 완전히 막 저를...결국 김씨는 참을 만큼 참았다며내일 그만두겠다”고 울먹였다.
또한 A씨는 자필로 남긴 유서에서 가해자의 실명과 피해 사실을 남겼다. 고인은 유서에 “살고 싶어서 포스코현장이라는 화재감시를 갔습니다”, “내가 죽는 이유가 저 인간들일지 상상도 못했다”라고 남겼다.
심지어 작업 중 고인에게 입에 담기 힘든 성희롱 발언을 함으로써 “저련 인간들 때문에 죽을 이유는 없지만 정말 비참하구 치욕스러워서(치욕스러워) 꼭 벌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에게도 “엄마가 살고싶어서 현장에 나왔는데 너무 치욕스럽구 무시당해서 진짜 난 안살고싶다”수치심과 모욕감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특히 가해자들은 A씨가 피해 사실을 노동조합에 알린 사실을 알고 현장 휴게공간인 이동식 컨테이너에서 A씨에게 “내가 언제 그랬냐”, “내가 언제 일을 시켰냐”와 같은 가해 사실을 부인하며 고성으로 재차 가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와 민주노총 포항지부는 16일 고용고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엄중처벌과 성희롱 폭언 폭설 재발 방지대책 수립 근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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