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으로 1차 접종을 완료한 이들 중 다음달 2차 접종이 예정된 약 76만 명이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게 된다.
그간 교차접종을 검토하지 않는다던 예방접종당국의 입장이 '허용'으로 바뀌었다.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15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해외 사례와 연구결과 등을 고려해 국내에서도 필요한 경우 교차접종을 실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의 국내 도입 지연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당초 이달 말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백스 퍼실리티 배정 물량 83만5000회분이 다음달 국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해당 물량으로 2차 접종을 받을 예정이던 이들 일부의 접종이 지연될 상황에 처하자, 추진단이 화이자 백신 교차접종 허용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날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정은경 추진단장은 "당초 코백스에서 받기로 한 AZ 물량이 여러 사유로 인해 7월 이후로 공급이 늦춰졌고, 개별 (AZ) 물량의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노력을 진행했으나, 개별계약 물량도 7월 중순부터 도입"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2차 접종을 진행하기 위해 7월 한달 정도는 (AZ를) 화이자로 변경해서 접종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게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그간 '해외에서는 교차접종을 진행하는데 한국은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결과다. 결국 순간적인 백신 물량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에 관해 정 단장은 "그동안 외국의 교차접종 연구결과에서도 AZ 1차 접종자에 대한 화이자 2차 접종이 면역효과가 높고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AZ-화이자 교차접종 시) 경미한 부작용은 증가했지만,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는 외국 사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교차접종을 허용한 나라는 캐나다와 스웨덴, 독일, 프랑스, 핀란드, 이탈리아 등 주로 유럽 국가다.
스페인에서는 교차접종 시 체액성 면역반응이 증가해, AZ 백신 1회 접종에 비해 결합항체가 30~40배 증가하고 중화항체는 7배 증가했다는 교차접종 효과가 나왔다. 독일에서도 교차접종이 체액성과 세포성의 면역반응을 더 키운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다만 교차접종이 7월 이후에도 계속 허용될지는 미지수다.
정 단장은 "8월 중 2차 접종을 받는 분들의 (교차접종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7월 중 공급될 백신 물량을 일단 봐야 하고, 각국의 교차접종 관련 연구결과와 정책변화 등을 참고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7월 중 관련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단장은 국내에서도 교차접종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현재 의료인 100명을 대상으로 AZ-화이자 교차접종을 시행했고, 항체나 다른 면역 반응 등에 대한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라며 "해당 연구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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