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안강 A고등학교가 최근 학교폭력 논란을 시작으로, 그동안 감춰졌던 충격적인 내용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특히 '무너진 교권'의 참담함에 지역에선 분노의 목소리까지 확산하고 있다.
먼저 <프레시안>은 지난 5월 21일 ‘경주 안강 A고등학교 학교폭력 논란..기능부 내의 실력 차이로 갈등 증폭’이란 제목으로 안강 A고교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A고교의 학교폭력 논란은 기능부를 중심으로 학부모들까지 가세해 학생 간 고소가 이어지고, 피해를 호소하며 고소를 진행한 피해자가 성추행 가해자로 신고를 당하고, 제3자 개입설을 비롯해 절차상 이해할 수 없는 논란까지 복잡하게 얽혀져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추가 취재를 통해 A고교가 왜 이렇게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의 도를 넘은 행동은 A고교의 교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계속된 제보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제보내용에는 한 학생이 전자담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버젓이 교실에서 흡연을 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학생은 교사와 함께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수업을 받는 등 충격적인 장면이 담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학생의 학부모가 수시로 학교를 찾아와 교사들을 앞에 두고 자신의 분노와 감정을 서슴없이 표출하고, 학교 운영에 대해서도 도를 넘어 개입하는 등 여러 정황들이 쏟아졌다.
또한 일부 학부모가 특정학생을 지속적으로 비방한 내용도 사실임이 확인됐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어떠한 해결책도 내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논란이 계속 확산하고 있음에도 교사들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실 밝히기를 꺼려했다. 일부 학부모의 압박 등 또 다른 논란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학교 교사들이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인신공격을 받아도 보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학교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간제 교사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했다.
여기에 방패막이가 되어야 할 학교장까지 입을 다물어 버리면 그 누구도 대응할 수 없이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현재 안강 A고교가 겪고 있는 현실이었다.
일부 교육 관계자는 “퇴임(학교장)이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이런 논란이 일어나길 바라겠는가?”, “교사 앞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교실에서 흡연을 하고 이런 현실에서 교권이 설 자리가 있겠는가?”라고 토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공익연대 관계자는 “무너진 교권에 대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우리 아이는 착하다’,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라는 일부 부모들의 일방적인 입장과 교사들에 대한 도 넘는 폭언, 인격모독 등 이는 오히려 교권을 무너뜨리고, 학생들을 더욱 엇나가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안강 A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이 보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학교에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 등 그릇된 행동에 대해 상부기관에서 단호한 대처가 뒤따르도록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인 C도의원 또한 “안강 A고교 문제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시민단체와 함께 자료를 공유하고 교권붕괴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한 뒤 강력한 조치가 뒤따르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실제 교권이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원인은 교육감 등 일부가 선출직이다 보니 표를 의식하는데 있다. 안강 A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교권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교육의 미래가 바로 선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한 기간제 교사는 “‘유구무언’이다. 생업이 달려있다.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침묵을 지키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무너진 교권’...지역에서도 “경주 안강 A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권리가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민들 사이에선 “교사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는 학교가 돼야 한다”, “교육부는 심각한 교권붕괴 현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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