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와 학생들의 기초학력·학습격차에는 어떤 상호작용이 생겼을까.
교육현장과 학부모들의 학력저하 우려가 컸던 것에 비해 초등학생들의 기초학력은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은 상·중위권 비율이 줄어들고 하위권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상남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교 교원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력과 학습격차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와 실태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17일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2일까지 도내 초등 509곳과 중등 256곳, 고교 147곳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됐으며, 5010명이 응답했다.
또 초등은 읽기와 쓰기·셈하기를 비롯해 학습격차에 대한 인식 분야로, 중등은 교과별 성취도 분포 비교분석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초학력 변화에 대해 초등 교원들은 ‘변화했다’와 ‘차이 없다’는 답변이 46.3%와 44.8%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등은 48.4% 대 36.9%, 고교는 53.6% 대 32.5%로 차이가 벌어졌다.
실제 초등 3학년을 기준으로 한 읽기와 쓰기, 셈하기 등 기초학력 평가에서 각 분야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2019년 3% 초반대에서 올해 2% 중반대로 감소했다.
원격수업과 교실수업이 번갈아가면서 진행됐지만 기초학력 교재 개발과 보급,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집중학년제 운영, 대면수업 확대 등 개별 맞춤형 정책 추진과 지원이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경남교육청은 분석했다.
중등 2학년과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국어·수학·영어 교과목 성취도 분포 현황에서는 전반적으로 상위권과 중위권이 감소하고 하위권이 증가하는 ‘학력저하’ 경향을 보였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등교일수와 교사의 직접 지도 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학생 개별 피드백 제공에 어려움이 있었던 결과로 분석됐다. 또 학업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고교생이 중학생보다 성취도별 비율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주목되는 것은 경남의 경우 교과별 성취도 학생비율 변화 정도가 전국 평균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4월 23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발표한 전국 8개 시·도의 학력변화 경향성 분석자료<표>를 살펴보면 중·고교생의 학력저하 현상과 경남의 변화 정도가 잘 나타나 있다.
경남교육청은 학력저하에 대해서는 수업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 개별지도와 관리가 어려워졌고,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학습 환경에 학생들이 적응하고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 것이 이 같은 결과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국 평균과 비교해 나타난 현황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수업혁신 정책 추진과 중등 두드림학교 운영, 일반고 기초학력 향상 지원,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활성화 등을 통해 교사의 지도역량 강화와 개별 맞춤형 지도에 주력한 효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러한 조사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대책도 발표했다.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과 지원강화를 통해 학습결손을 예방하겠다는 게 우선이다. 또 안정적인 원격수업과 교육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학습격차를 줄이고, 빅데이터와 AI활용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 맞춤형 학습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경남교육청 초등교육과 김현희 장학사는 “현재 드러나고 있는 기초학력과 교육격차의 문제는 학생 개인별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교육환경의 차이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마련돼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부진과 학력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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