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구입이나 유흥 등에 쓸 돈이 필요했던 20대 초반의 A 씨는 같은 또래 지인 2~3명과 함께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해 3월부터 인터넷 중고거래 판매사기를 모의했다.
사기범죄에 활용된 물품 목록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고가의 전자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외에도 오토바이 등 닥치는 대로 싸게 판매한다고 속여 물품은 보내지 않고 돈만 받아 가로챘다.
이렇게 시작된 범죄행각은 지인들을 연결해가며 공범 수를 12명까지 늘리면서 전국을 무대로 이어지다 1년 만인 지난 3월 막을 내렸다. 모텔이나 월세방을 옮겨가며 대포 휴대전화와 대포 계좌를 이용해 범행을 이어오던 이들은 경찰의 끈질긴 추적수사 끝에 일당 전원이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검거됐다.
그동안 이들 일당으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는 모두 527명에 이른다. 피해금액은 1억4000만 원 규모이다. 비대면 거래가 선호되는 것을 악용한 범죄에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21일 이들 일당 중 총책인 A(23)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7명은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경남지역의 사이버 범죄는 지난 2018년 7167건에서 2019년 1만82건으로 2915건이 늘어나 40%나 증가했다. 이어 2020년에는 1만2552이 발생해 전년에 비해 2470건, 2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익명성이 강화돼 추적이 곤란하다는 점과 코로나19로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점 등을 사이버 사기 범죄 증가의 이유로 분석했다.
실제, 사이버 범죄는 개별적으로 은밀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강해 사이버 거래를 하는 개인들의 범죄 대처 능력이 다른 범죄들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물품 거래를 할 때 일반적인 시장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싸게 상품을 판매한다고 홍보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는 것이 좋다.
또 경찰청 ‘사이버캅’ 등 관련 앱을 통해 판매자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 신고 이력을 확인하는 것도 피해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마산동부경찰서 박종민 사이버수사팀장은 “최근 들어 ‘안전거래’를 빙자해 가짜 사이트로 유도하고 판매사기를 벌이는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거래하기 전 반드시 인터넷 자료 주소인 URL과 사이트 형태 등을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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