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출 결정을 두고 사실상 일본 손을 들어주었다.
케리 특사는 18일 서울시내 호텔에서 진행한 내외신 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논란 해결을 위한 미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고, 아주 엄격한 절차를 수립했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은 셈이다. 전날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케리 기후특사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케리 특사는 "핵심은 IAEA가 이 과정을 감시하면서 일본과도 계속 조율한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우린 원자력안전기준과 IAEA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리 특사는 "일본이 IAEA와 긴밀히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미국이 이미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곳에, 매우 명확한 규칙과 기대가 있는 곳에 뛰어드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캐리 특사는 미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절차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진행 중인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했다. 이 오염수에 남아 있는 삼중수소(트리튬)·탄소14 등의 방사성물질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음용수 기준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시킨 뒤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보관돼 있는 방사성 오염수는 약 125만톤이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 희석 처리 등에 필요한 설비가 갖춰지는 2년 뒤부터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모든 오염수가 방류될 때까지는 약 30년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전문가 및 환경단체들은 이번 오염수 방출에 따른 환경 피해를 제기하고 있다.
케리 특사는 "(오염수) 희석과정은 아주 조심스럽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우린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계획한 게 없다"고도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