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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약을 복용 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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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약을 복용 중이라면?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흐름의 조절과 타깃팅

『- 두통이 자주 있다.

- 눈의 피로가 자주 오고 안구건조증이 있다.

- 목과 어깨가 자주 뭉치고 허리도 종종 아프다.

- 잘 체하고, 가끔 속이 쓰리다. 병원에서는 신경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고 한다.

- 대변을 보긴하는데 시원치가 않다.

-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다 자주 깬다.

-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전에 폭식 경향이 있다.

- 다리가 저리거나 쥐가 잘 나고, 붓기도 한다. 』

"진통제와 위장약은 자주, 수면유도제는 가끔 먹어요. 종합비타민 하고 눈 영양제, 그리고 혈액순환개선제도 복용중이에요. 아, 가끔 쥐나고 눈 주변이 씰룩거릴 때는 마그네슘도 먹어요. 변비가 심하면 변비약도... 생각해 보니 뭘 되게 많이 먹고 있네요."

환자와 상담을 하는 것은 병의 이유와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지만, 그 과정 속에서 환자가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의미도 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치거나, 급한 불만 끄면서 견뎌왔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치료법입니다.

우리나라는 의료시설도 충분하고 의료수준도 높은 편입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트에 가는 것만큼이나 쉽게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지요. 그러다 보니 때론 왜 아픈지 이유를 찾고 고민하기 보다는, 그것을 없애는데 익숙해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건강의 바탕이 괜찮은데 일시적으로 생긴 증상이라면 그렇게 해도 괜찮을 겁니다. 많은 대증약이 이럴 때는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입니다. 좀 기다리면 저절로 회복될 증상이라면 이런 약도 필요 없겠지만, 고통스러운 상태를 일부러 참을 필요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여러 증상들이 개별적이고 일시적인 게 아니라 몸과 감정의 특정한 패턴에 따른 연관 증상들이라면 단편적인 접근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잠깐 사라진 듯하다가 재발하거나 다른 양상의 증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우리 몸의 특정 반응을 타깃으로 한 대증약 복용 전략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잘못하면 위의 환자처럼 본인도 인식하지 못한 채 많은 약물을 복용하게 되고, 때론 그 약물들로 인한 또 다른 문제로 고생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잠시 그 문제로부터 시선을 물려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의학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양오행은 이런 흐름을 파악하는 하나의 이론체계입니다. 체질의학도 마찬가지고요. 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일종의 버튼 역할을 하는 경혈을 이용한 침과 뜸, 그리고 약초의 배합을 통해 특정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한약은 균형을 잃은 흐름을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키는 효과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개별생리와 증상의 패턴들을 조합해서 현재 드러난 증상들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잘못된 흐름을 조정해서 좋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내적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한의학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흐름을 만들어 치유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과 정확하게 특정한 포인트에 타깃팅 하는 것은 우열을 가릴 문제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 뿐이고, 때론 함께 가지 않으면 환자의 건강을 제대로 돌볼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 환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감수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증상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조절하기 위한 일상의 기법을 익히는 것과 함께 근육의 긴장반응과 순환을 개선하는 것을 치료방향으로 잡았습니다.

한 번에 짠~ 하고 모든 증상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약물의 복용 횟수가 줄어들고 조금씩 편해질 것입니다. 우리 몸은 늘 회복할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몸과 감정에 자주 그리고 다양한 불편함이 생기고, 두더지 게임처럼 하나를 고치면 또 다른 증상이 생기길 반복한다면, 몸과 감정의 흐름을 조절하는 방법을 고려하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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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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