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미중 갈등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비롯,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31일 "정의용 장관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일(금)~3일(토) 간 중국 푸젠성 샤먼을 실무 방문하여 3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방중은 1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25일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이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국가들의 외교 수장을 차례로 만난다는 점을 이번 방중의 의의로 삼은 셈인데, 정 장관은 주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는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한 차례 서신을 교환한 것 외에 전화 통화 등의 직접 접촉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회담이 지난 18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간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이 노골적인 대결 양상을 보인 이후 개최된다는 점에서, 중국은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양국 관계를 강화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한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 시험을 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가 소집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23일 상호 친서를 교환해 "북남 관계, 조미(북미) 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 결정"했다고 밝힌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한중 간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예정된다.
이와 관련 30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특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중국의 건설적 참여를 확보하고 한중 간 긴밀한 협력 방안이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라며 "미중관계와 관련한 상황에서도 상호 입장 교환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제재 등도 논의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어떤 것이 구체적으로 논의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 외교 장관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며, 가장 최근의 한중 외교장관은 지난해 11월 26일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계기에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과 이뤄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