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 북중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23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두 당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따라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서 구두 친서를 보내 지난 1월 초에 열린 북한 8차 당 대회의 결정 사항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해당 친서에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당 대회에서 제시한 현실적인 투쟁 노선과 전략‧전술적 과업을 제시한 데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특히 통신은 김 위원장이 대외 문제에 대해 "우리 당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와 국제관계 상황을 진지하게 연구‧분석한 데 기초하여 국방력 강화와 북남관계, 조미(북미)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결정한 데 대하여 심도 있게 통보했다"며 "적대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과 방해책동에 대처하여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데 대하여 강조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시 주석 역시 김 위원장에게 보낸 구두 친서에서 "국제 및 지역정세는 심각히 변화되고있다고 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하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6~18일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이후 18~19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중국과 고위급회담을 가진 계기에 북한과 중국 등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정부의 움직임 이후인 2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블링컨 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밀착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습근평(시진핑) 총서기 동지의 영도 밑에 세계적인 보건위기의 대재앙을 성과적으로 억제하고 적대세력들의 광란적인 비방 중상과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했다고 평가하며 미중 간 갈등에서 확실한 중국의 입장에 서 있음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친선과 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력있게 전진시켜 나가려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조선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며 "중국공산당 창건 100돌과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체결 60돌을 맞이하는 뜻깊은 올해에도 두 당사이의 협동이 계속 잘 되어나가며 조중 친선 관계가 시대적요구와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 이익에 부합되게 승화발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친서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친서 및 구두 친서 등을 교환한 것은 총 7차례"라며 "양측은 당 대 당 교류를 하는데 2016년 열린 7차 당 대회나 지난 1월 열리 8차 당 대회처럼 규모 있는 행사를 하게 되면 고위대표단 및 구두 친서 교환 등을 해왔다. 당 대 당 교류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지난해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해 방역에 대한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나름대로 주요한 계기라고 판단되는 때에 친서를 교환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방향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친서 교환이 앞으로 북중관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그 자체만을 두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친서 시점이나 내용 등도 종합적으로 보면서 어떠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화통신>은 22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만나 양국 정상의 구두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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