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 발의됐다.
공화당 미셸 스틸 의원(캘리포니아-48)과 민주당의 케이티 포터(캘리포니아-45) 의원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 추세에 있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 규탄 결의안(resolution condemning hate crimes committed against Asian-American and Pacific Islanders)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스틸 의원은 한국계 의원이다.
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결의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결의안은 켄 캘버트, 루 코레아, 앨런 로웬탈, 애슐리 힌슨 의원 등도 공동 발의자로 참가했다.
스틸 의원은 "차별에 반대해 싸우는 것은 미국 문화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며 아시안계를 향한 차별과 증오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이웃들을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증오에 대항해 싸우는 것은 초당적인 이슈"라고 법안을 발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포터 의원은 "오렌지 카운티의 모든 가정이 차별과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코로나-19 전염병은 아시안계 미국인들과 태평양 섬주민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의 급증을 가져왔고, 일부 선출된 지도자들에 의한 허위정보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의회가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이 결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결의안은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미국한인연합회(FACE), 미국신앙과 공동체권력화회의(FACE), 미국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NAAPAC), 아시아태평양지역미국공공문제회의(APAPA) 등이 이 초당적 결의안을 지원했다.
아시안계를 대상으로한 혐오범죄에 반대하기 위해 조직된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12월 31일 아시안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2808건에 달했으며, 이 중 한국계 피해 사례가 15.1%를 차지했다. 폭력 형태별로는 언어 폭력(70.9%), 무시 및 기피(21.4%), 신체 폭력(8.7%), 기침과 침 뱉기(6.4%) 등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한다"며 "연방정부는 이들이 출신, 언어, 종교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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