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해 "국회의 배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술실 CCTV 설치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경기도는 2018년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병원에 CCTV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 지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와 국민..대의왜곡은 배임행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상적 형태의 직접민주제에 따라 국민 모두가 직접 결정한다면 수술실 CCTV는 곧바로 채택돼 실행됐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에 대해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찬성하는 법안"이라며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국회)이나 임명직 공무원(복지부 등)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도록 수술실 CCTV 설치를 외면하는 것은 위임의 취지에 반하며 주권 의지를 배신하는 배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수결 원칙이 지배하는 국회에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로비나 압박이 작용하기 쉽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의무화가 사실상 무산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 운영 중이지만 아무 문제가 없고 일부 민간병원들도 자율적으로 수술실 CCTV를 설치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환자 유치를 위해 CCTV 설치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면서 "경기도가 시행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그리고 공공기관 산하 병원에 수술실 CCTV 설치는 국회의 입법 조치 없이 관할 책임자의 결단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수술실 CCTV 설치를 촉구했다.
수술실CCTV법은 지난 19일 국회 제1법안심사소위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수술실CCTV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 직후 철회된 바 있다.
반면 국민 여론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찬성 입장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가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추진한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90%를 넘었으며 경기도민이 꼽은 경기도의 잘한 정책 6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같은 국민 여론을 바탕으로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친서를 보내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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