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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더 키우지 않겠다' 메시지...文대통령 '100분 소통' 효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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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더 키우지 않겠다' 메시지...文대통령 '100분 소통' 효과 낼까

사면·윤석열·박원순...정치 갈등 최소화하고 코로나·경제 정책 주안점 둘 듯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약 100분 동안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5년차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기자들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 후 1년 만이다.

△방역‧사회 △정치‧경제 △외교‧안보 등 3개 분야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진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사상 최초로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방식이 도입됐다.

이날 기자회견의 최대 이슈는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였다. 청와대가 지난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한 입장 발표를 예고한 터라 내외신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요구가 첫 질문으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면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국민 상식이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두 전직 대통령뿐 아니라 여권 인사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정치인 사면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 1년 내내 이어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 "갈등이 부각된 거 같아서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러웠다"면서도 "민주주의의 일반적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총장 징계에 대해서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것은 삼권 분립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면서 신임 의사를 나타내는 한편,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8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 ⓒ연합뉴스

감사원의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관련 감사에 대해선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독립성, 검찰의 중립성을 위해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에 일체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금까지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사회·경제 △외교·안보 분야로 나눠 진행됐던 여느 해와 달리 '방역' 분야가 따로 추가됐다.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변화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가장 국민 관심이 높은 백신 수급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금 백신은 충분히 빨리 도입이 되고 있고, 또 충분한 물량이 확보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월부터 시작해서 늦어도 11월에는 집단면역이 완전하게 형성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신 안정성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가 외국에서 이뤄지는 사례들을 보면서 한국은 충분히 분석할 수 있게 됐고 대비하면서 접종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충분히 보상하게 된다는 믿으시면서 안심하고 (접종에) 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생 분야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설 전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공급 부족하다는 국민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공공부문 참여 주도를 더욱더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재개발을 하겠다.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부동산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지도부로부터 촉발된 이익공유제 논란과 관련해선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간 경제계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그런 운동이 전개되고, 거기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국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권장해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선 "피해자의 피해 사실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고 그리고 그 이후에 논란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주장이 되는 상황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공천 시도와 관련해선 "민주당의 선택,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 존중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외교‧안보분야에선 한‧미, 한‧일, 한‧중 관계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북‧미 대화 방향과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룬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충분히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문제와 관련해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이 나온 데 대해 "솔직히 좀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과거사 문제도 사안별로 분리해서 서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사는 과거사이고 한일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가야하는건 그것대로 또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와 관련 "올해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고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 방한이 실현되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불통' 지적에 "여러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족했다고 느끼신다면 앞으로 그 점에 대해서 보다 소통을 더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내용뿐 아니라 사상 첫 비대면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 마련된 기자회견 현장에는 기자 20명만 참여했다. 기자 100명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 자리의 앙 옆과 정면에는 화상으로 참석한 기자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멀티비전이 설치됐다.

청와대는 온라인 기자회견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만큼 전날까지 사전 리허설을 네 차례 실시해 만전을 기했다. 회견 도중 화상 연결에 문제가 발생해 질문자가 교체되는 상황도 있었으나, 큰 사고 없이 진행됐다.

이처럼 신년사에 이은 신년 기자회견까지 마무리돼 문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 구상 윤곽은 드러났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에 대한 신뢰감을 내비쳐 지지층 및 여권 인사들의 과도한 인적 비판을 상쇄하면서도 여론의 반대가 많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해 이를 둘러싼 추가적 논란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다.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방역과 부동산 등 경제 정책에 주안점을 둔 5년차 구상을 밝힌 셈이지만,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30% 후반 대에 머물고 있는 국정운영 지지율이 상승세로 재탄력을 받을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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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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