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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사면 말할 때 아냐…국민 상식이 용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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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사면 말할 때 아냐…국민 상식이 용납 안해"

"적절한 시기 되면 더 깊은 고민…대전제는 국민 공감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의 최대 이슈인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2021 온·오프라인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엄청난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이 됐고 국정농단이나 권력형 비리로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면론에 불을 지핀 이후 문 대통령이 사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 여론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 또한 부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에 관한 질문이 이날 기자회견의 첫 질문으로 나오자 잠시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 될 것이라고들 하셨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솔직히 제 생각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했다.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그는 "두 분(박근혜·이명박) 전임 대통령이 수감돼있는 사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라면서 "또한 두 분 모두 연세가 많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도 있어서 아주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라면서 "법원도 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는데 선고 끝나자마자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이 권한이긴 하지만 정치인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물며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 상식이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전임 대통령을 지지하셨던 국민도 많이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매우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그분들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서 국민 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면을 둘러싸고 다시 국론 분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란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은 앞서 최재성 정무수석이 지난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과 비슷하다. 최 수석은 "국민 입장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뿐 아니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사면 또한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정치인 사면을 검토한 적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개인적으로 한 총리나 두 분 대통령에 대해 모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과 대통령으로서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사면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기 때문에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금 미리 말하기 어렵다"면서 "국민 공감대를 토대로 하지 않는 일방적인 사면은 어렵다"면서 다시금 '국민 여론'을 언급했다. 그는 "제 개인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그런(사면불가론) 게 시대적 요청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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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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