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무장세력들의 폭력시위가 지난 6일 미국 국회의사당 무장 난입 사건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 습격 사건 이후에도 극우 무장 세력들의 위협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슈머 의원은 이런 입장을 지난 9일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과 회동에서 이런 우려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무장세력들의 우리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위협은 여전히 크며 다가오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포함해 앞으로 몇주동안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트럼프 지지자들이 극우 소셜미디어 서비스로 알려진 '갭'과 '팔러' 등을 통해 또다시 폭력시위를 벌이는 것을 모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 취임식(1월 20일)에 워싱턴 DC에 다시 모여 '100만 민병대 행진'을 벌이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또 트럼프 임기내 마지막 주일인 17일 무장행진을 벌이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바이든은 1월 20일 정오에 의회 의사당 계단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다만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소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의회 폭동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DC는 바이든 취임식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의회 난동은 실패한 쿠데타?...트럼프, 폭동 당시 의원들에게 "바이든 승리 확정 늦춰달라" 전화
한편, 이번 의회 폭동이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내란' 내지는 '쿠데타'라고 보여지는 여러가지 의혹들에 대해 워싱턴DC 검찰과 FBI가 수사 중이라고 <MSNBC>가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이 예상보다 쉽게 의사당 내부로 진입한 뒤 방대하고 복잡한 의사당 내부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상원 회의실, 하원의장 사무실 등 상징적인 장소를 습격하고 점거한 과정을 볼 때 지도부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또 의사당 내부에 난입한 이들 중에는 경찰이 범죄 현장 체포시 사용하는 플라스틱 포승줄 등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이 의회에 무장 난입한 목적이 실제 의원 등을 인질로 잡으려 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라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의회에 난입한 다수는 "반역자인 펜스 부통령을 잡아 국회 앞 마당에 목 매달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펜스를 잡아라"라는 구호가 현장에서 수시로 외쳐졌다.
의회 폭동 현장에 주방위군 투입이 늦어진 것도 트럼프 정부에서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10일 CNN과 인터뷰에서 6일 당일 있었던 이해할 수 없는 트럼프 정부의 의사 결정에 대해 증언했다. 호건 주지사는 당시 의회 폭동이 일어난 사실을 알자마자 워싱턴DC에 가장 근접한 주인 메릴랜드에서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등 폭동 진압을 위해 협조할 의사가 있음을 국방부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워싱턴DC는 주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 병력을 갖고 있지 않다. 호건 주지사는 하지만 국방부 쪽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아 도움을 줄 수 없었으며 사태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야 국방부 쪽에서 메릴랜드 주방위군 투입을 승인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트럼프가 대선 직후 인종차별 항의시위 당시 군 투입에 반대했던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을 경질해 현재 트럼프 충성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이 일을 겪은 뒤 공화당 출신인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사임을 주장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오후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이 주방위군 투입을 지시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의회 내 병력 투입은 트럼프가 아니라 펜스 부통령이 요청한 것이며, 트럼프는 의회 무장 폭동이 한창 진행 중인 시간에 이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이 시간동안 자신에게 우호적인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회 내에서 바이든 당선 확정을 최대한 늦춰달라고 요청을 하느라 분주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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