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강해지면서 수도권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의 중증환자 병상이 2개만 남았고, 인천의 중환자 병상은 이미 다 들어찼다.
경증환자의 생활치료센터 입소 대기열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이번주가 의료 대란으로 치닫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운명의 시간이 됐다.
15일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기준으로 전국의 코로나19 전담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43개 남았다고 밝혔다.
이를 수도권으로 한정하면, 전날 기준 가용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서울 4개, 경기 1개 등 5개뿐이다. 이미 인천은 전날 기준으로 가용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을 모두 소진했다.
급증하는 중증환자로 인해 남은 병상도 실시간으로 소진되고 있다. 이날 오전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서울시 브리핑에서 "현재 서울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 77개 중 2개가 남았다"고 밝혔다.
중수본이 집계한 전날 기준 상황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 서울의 중증 환자 병상 2개가 더 소진됐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도 같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날 중으로 수도권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이 모두 소진될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가 병상 확보에 자체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기대만큼 병상이 빠르게 확보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공병원의 전담 병상 동원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서울시 통제관은 서울시 자체 대응을 위해 이날부로 서울백병원과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등 두 곳의 상급종합병원을 '회복기 전담 병원'으로 지정해 중증환자 중 회복기에 들어간 환자를 별도 수용하기로 했다. 기존 중증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서다.
시는 회복기 전담 병원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중 상태가 호전돼 인공호흡기를 떼고 검사 결과도 이미 음성으로 전환된 이들 중 기저질환으로 인해 추가 치료가 필요한 이를 전담 수용하는 병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40병상이 추가 확보되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본적인 병상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체 병상의 90.8%를 차지하는 민간병원의 중환자병상을 정부가 동원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예방법 49조는 감염병으로 인한 위기 상황 시 의료인과 의료업자 등을 인위적으로 동원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중환자 병상이 사실상 동난 경기도는 도내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상대로 긴급 동원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조치에 사실상 반발하고 있다. 중환자 병상으로 기존 가용 병상을 동원할 경우 일반 중증환자가 치료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는 우려와 더불어, 격리 시설과 대규모 의료 인력 투입이 필요한 중증환자 병상을 내놓는다면 병원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정부가 대규모 세금 투입으로 병원 적자를 해소하지 않는 이상 민간병원 병실을 쉽게 동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애초 민간병원 중심으로 운영된 한국의 병상 상황 상 이 같은 대란은 공공병원 대폭 증가 없이는 사실상 대응하기 어려운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일단 정부는 군이 보유한 국군대전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대구병원과 고양병원도 빠른 시간 안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키로 했다. 현재 군은 중환자 병상 8개, 감염병 전담병상 40개 등 48개 병상과 285개 생활치료센터(국방어학원)를 감염병 대응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데, 그 수를 확충하게 된다.
경증환자 치료 능력도 점차 힘겨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현재 하루 이상 자택에서 대기하며 생활치료센터와 병원 입소를 기다리는 이는 422명이라고 밝혔다. 아직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환자 수가 워낙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전달 지체 현상이 일어나 그만큼 입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오전 0시 기준 전국의 위중증 환자는 205명으로 전날보다 20명 증가했다. 격리 중인 확진자는 1만1205명으로 전날보다 410명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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