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유행 이후 최대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12일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이제 선제 조치의 의미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950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689명)보다 261명이 급증한 결과다.
국내 발생 확진자가 928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22명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29일의 909명을 넘어선 일일 기준 가장 많은 확진자 수치다.
위중증 환자가 이날도 10명 늘어나 179명으로 기록됐고, 사망자는 6명이 증가했다. 누적 사망자는 578명이다.
최근 들어 위중증 환자 일일 증가 수치는 두 자릿수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5명 미만으로 장기간 유지되던 사망자 수도 급증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중환자 치료 능력이 한계를 향해 가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62명(해외 유입 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인천에서 42명, 경기에서 272명(해외 유입 4명)의 신규 확진자가 각각 보고됐다.
수도권 전체 신규 확진자는 676명으로 이 역시 최근 3차 유행 시기의 400명대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바꿔 말하면,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274명에 달하는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다. 비록 수도권이 이번 유행의 핵심 지역이지만, 비수도권도 이미 전면 유행에 들어갔음을 확인 가능하다.
한동안 최대 유행 규모 대비 적은 숫자를 유지했던 강원에서 이날 36명의 대규모 확진자가 쏟아졌다.
수도권 다음으로 3차 유행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 부울경의 새 확진자 수도 치명적으로 증가했다. 이날 부산에서 59명(해외 유입 1명), 울산에서 23명, 경남에서 17명의 새 확진자가 나왔다. 3차 유행 중 30명대의 새 확진자가 나오던 부산의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종전의 두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충청권의 감염 확산세도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대전에서 18명, 충북에서 21명, 충남에서 10명(해외 유입 1명)의 새 확진자가 보고됐다.
상대적으로 이번 3차 유행 시기 피해 규모가 적었던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이날 대규모 확진자가 속출했다. 대구에서 35명, 경북에서 19명의 새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의 새 확진자는 9명이었으며, 전북은 6명(해외 유입 1명), 전남은 8명의 새 확진자가 각각 보고됐다.
제주를 제외한 17개 전 지자체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에서 59명의 집단 감염 사례가 새로 보고됐고, 경기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는 67명의 신규 확진 사례가 나왔다.
경남 창원시 식당에서 10명의 집단 감염이, 창원시 음악 동호회에서는 11명의 집단 감염이 각각 확인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5단계 체제로 개편된 후 처음으로 최종 단계인 3단계 기준에 다다른 규모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은 전국에서 한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가 800~1000명대를 유지하거나, 2.5단계 상황의 두 배 이상 수준으로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때다.
감염병 전문의 집단에서는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수준을 2.5단계로 격상하던 지난 8일 전후에도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수준을 3단계로 올려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간 정부의 방역 대응 수준이 확진자 증가세를 쫓아가는 양상에 머물러 감염 차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내일(13일)부터는 주말 효과로 인해 줄어든 검사량이 반영되는 만큼, 이날처럼 대규모 확진자가 이틀 연속 나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이날의 3단계 격상 기준 충족 상황이 실제 3단계 격상(일주일 내내 1000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 발생) 수준에 다다를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크지 않다.
하지만 사실상 이날을 기점으로 3단계 격상 요구는 이제 선제 조치의 의미를 잃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미 해당 기준을 일부 충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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