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던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발 코로나19 감염 피해자들이 쿠팡 본사를 향해 다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피해자들은 쿠팡이 피해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피해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부당해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 등은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부천 신선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지 200여 일이 지났지만 쿠팡은 여전히 책임 회피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어제(8일) 부천센터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센터를 셧다운했다"면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는 쿠팡의 해명과 달리, 부천센터는 언제든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취약한 환경이었다는 게 증명됐다"고 했다.
상황이 이럼에도 "쿠팡은 피해자들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일관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계약만료를 빙자해 부당해고 했다"고 피해자모임은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쿠팡 측과 비공식 면담을 몇 차례 가졌으나 '코로나 검사 비용 지원', '심리치료 지원' 등 원론적인 이야기뿐"이라며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노동자와 의식불명인 채로 병상에 누워있는 가족 감염자를 둔 노동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가격리에 들어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피해자 A 씨는 발언문을 통해 "쿠팡 부천 신선 물류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혀 되지 않고 밀접촉자 동선 파악도 허점 투성이인 곳"이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지난 5월 셧다운 이후 물류량이 5만 건 이상 증가해 단기직, 일용직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지만, 쿠팡은 이들은 쓰다 버리는 소모품처럼 여긴다"며 "쿠팡은 자신들 때문에 150명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도 불구하고 사과 한마디 없이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고건 피해자모임 대표는 "지난 5월 쿠팡의 대응을 보며 현장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계속됐다. 이런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며 "어제 부천 물류센터에서 다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쿠팡은 신속히 대응하는 게 아니라 허둥지둥댔고 노동자들은 두 시간 이상 귀가하지 못하고 대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그저 열심히 일하다 감염됐다"며 "쿠팡의 피해조사기구를 통해 구제를 요청했지만 묵살됐다. 쿠팡은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어떤 보상이나 지원을 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국민들의 삶을 지탱한 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과 쿠팡친구 등의 노동자들"이라면서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아픔과 노동자들의 안전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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