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성파 중 한명이었던 월리엄 바 법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부정" 주장에서 이탈했다.
바 장관(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연방검사들과 FBI가 선거 부정 주장 사례들에 대해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우리는 선거에서 다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대선 일주일 후인 지난 11월 10일 서한을 통해 연방검사들에게 "실질적 혐의가 존재한다면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조사를 허락한다"고 지시했다. 법무장관까지 '선거 부정'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내부 반발이 거셌다. 선거범죄수사부를 이끌던 리처드 필거 검사는 곧바로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바 장관이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는 부정선거 수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40년 된 원칙을 깨뜨렸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초기에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낼 수 없게 되자 법무장관 입장에서 더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거 사기의 증거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바 장관의 입장에 트럼프 변호인단의 대표격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성명을 발표해 반발하고 나섰다. 줄리아니는 "법무장관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법무부의 조사와 유사한 점이 없다"며 "최소 6개 주에서 불법 투표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수집했는데, 그들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선거 불복'으로 한달간 1억5000만 달러 모아
한편, 선거 관련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트럼프의 '선거 불복 쇼'는 소기의 목적으로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달 3일 대선일 이후 지금까지 1억5000만 달러(1662억 원)가 넘는 정치자금을 모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이번 모금액은 대선 기간 동안 월간 최고 모금액인 8100만 달러(지난 9월)과 비교해도 두배에 가까운 가히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WP는 모금액의 상당 부분이 트럼프의 퇴임 후 정치활동에 사용할 계좌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대선 불복 활동에 필요한 소송전에는 일부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WP는 "정치자금의 유입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근거 없는 선거 사기 주장에 초점을 맞춰 법률적 공격 등을 계속하도록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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