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전하는 뭔가는 거두어야 할 것만 같은 계절이라 운전을 할 때 창밖을 바라볼 때면 “이제 정말 가을이 기우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국도변을 운전할 때 온통 진 노란색으로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를 본다. 이때 국도변의 은행잎은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
14일 오후 밀양의 금시당을 찾았다. “금시당 벽고재에 있는 400년이 지난 은행나무는 진 노란색이 아닌 약간의 푸르른 잎을 띠고 있었다. 온 곳에 은행잎은 다 떨어졌는데?” 의구심을 가졌다.
은행나무 서식환경은? 일정한 빛. 온도·습도가 잘 유지 되어야 한다. 금시당의 은행나무는 서식환경을 다 갖춰 아직 은행잎이 떨어지지 않고 푸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금시당에서 백곡재로 향하는 아래는 밀양강이 굽어 흐르고 양지와 음지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금시당의 은행나무는 생육환경 충족에 400년이 지나도 서식하고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이 금시당은 조선 시대 명종 때 승지였던 이광진 선생(1523~1566)이 은퇴 후 수양을 위해 1566년(명종 21)에 지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건물이 불에 탔고 이후 1744년 선생의 5대손이 다시 복원하게 됐다. 현재의 금시당은 선생의 10대손이 문중의 뜻을 모아 1867년에 중수한 것이다.
금시당의 백곡재는 영조 때 백곡 이지윤 선생(1681~1763)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건립했다.
이 건물은 조선 후기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영남 지역 사족 가문의 전형적인 정자 건물로 밀양 지역에서는 여주 이씨 문중의 대표 유적의 하나이다. (금시당, 백곡재 입구의 안내문 참조)
이어 먼 발치에서 밀양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영남루를 보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밀양강에 비치는 영남루의 반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을빛을 머금은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영남루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누각이 주는 감동에 벅찼다.
듬직하면서도 위풍당당한 누각의 힘찬 기운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참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놀랬다. “이렇게 밀양강에 비친 영남루가 아름답고 밀양이 참 아름답구나!” 감탄했다.
“가을빛으로 단장한 영남루 그 아래 고요하게 흐르는 밀양강이 이렇게 영남루와 밀양강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곳이 여기였구나” 황홀감에 빠져들었다.
발길을 돌려 밀양시, 비대면 관광지 10선 선정에 된 부북면 위양지에 도착했다.
위양지는 최근 자연, 생태 힐링 여행지로 부산, 대구, 울산 등 대도시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며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봄에 피는 하얀 ‘쌀밥 꽃’, 이팝나무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풍경을 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의 사진작가와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저수지 중 하나다.
이 위양지는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167호인 이 저수지에는 안동 권씨 문중의 제숙소(濟宿所)인 완재정(宛在亭)이 저수지 내 섬 위에 자리하고 주변에는 작은 섬 4개가 이웃하고 있다.
완재정은 안동권씨의 재실로서 1900년에 조성된 정자인데, 위양지에 조성된 섬의 중앙에 정자를 설치하고 건축 당시 배로 출입하도록 한 특별한구성은 독특한데 건축적인 특성도 놓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위양지는 원래 양야지(陽也池) 또는 양량지(陽良池)로 불리고, 둘레가 4.5리(里)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고, 제방 높이 6m, 제방 길이 384m, 저수량 9만9000㎥로, 부북면 일대 40ha의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하지 않고 사계절 전국에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수백 년 된 이팝나무가 물속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은 이색적이면서 경이롭고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젖은 저수지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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