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을 노린 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선 다음날(현지시간 4일) 새벽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승리를 선언한 직후부터 판세가 급변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경합주에서 잇따라 전세를 역전시켜 '사실상 당선' 단계에 도달했다.
이에 트럼프 캠프는 위스콘신 주에 대해서는 재검표를 요구하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주에 대해서는 대선일 이후에 도착한 우편투표의 효력을 문제삼아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위스콘신 주법에 따르면 득표 격차가 1% 이내일 때 각 후보는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송은 별개의 문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편투표의 효력 문제는 주 정부 규정에 따른 법적 절차가 우선이기 때문에 소송으로 얻을 것은 혼란뿐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법무팀에선 ‘의미있는 접근’을 주장하지만,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소송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임을 드러냈다. 재검표와 소송으로 버틸 시간 자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도 유력하다.
이미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에 불과 6명만 남긴 264명을 확보했다. 선거인단 6명이 걸려있는 네바다 주에서도 바이든이 근소한 차이지만 앞서고 있는 등 현재 남아있는 4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주)에서 한 곳만 더 이기면 조만간 매직넘버를 채울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반면 선거인단 214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남아있는 4개 경합주을 모두 이겨야 한다.
바이든, "77일내 트럼프의 과오 '파리협약 탈퇴' 되돌려 놓겠다"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캠프가 소송을 제기할 때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대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인수위 홈페이지(https://buildbackbetter.com)를 통해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부터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차별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첫날부터 달려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시도와 관계없이 신속한 정권 이양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정부가 탈퇴한 파리협정(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파리협정 공식 탈퇴’와 관련한 ABC 방송 보도를 공유하며 ‘정확히 77일 안에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그가 ‘시한’으로 스스로 정한 77일은 이날부터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까지 기간이다. 파리협정 복귀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과오’를 되돌려 놓겠다며 내세운 상징적 공약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 협정 탈퇴를 선언한 후 지난해 11월 4일 탈퇴 절차를 시작했다. 협약 규정에 따라 절차 개시 후 1년이 지난 4일 미국의 탈퇴가 공식 발효됐다. 협약 서명국 중 탈퇴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이 유일하다.
5일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후보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도메인으로 하는 정권 인수 홈페이지를 개설했다는 것은 "사실상 대선 승리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국내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 넘게 오르며 2400대를 회복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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