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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메타버스에서 소통하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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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메타버스에서 소통하는 정치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러 게임의 사용량과 매출이 전반적으로 올라갔으나, 특히 눈에 띤 게임이 있다. 닌텐도가 개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이다.

모동숲은 닌텐도가 개발한 비디오 게임이다. 모동숲에서 사용자는 자신만의 무인도를 탐험하고 개척한다.

이 과정에서 코드를 공유하는 다른 친구의 섬에 방문하여 소통할 수 있다. 모동숲은 출시 3개월 만에 세계 판매량 2240만장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사인 닌텐도는 2019년 동기대비 108%가 증가한 역대급 매출을 달성했다.

모동숲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스위치라는 게임기가 필요한데, 갑작스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여 2020년 봄에는 스위치 게임기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오픈마켓에서는 스위치 정가보다 두 배 가량 높게 가격이 형성됐으며, 심지어 1년 정도 사용한 중고 스위치가 새 제품보다 비싸게 거래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상황,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모동숲을 통해 휴식의 감정을 느끼고, 다른 이들과 소통을 즐겼다.

자신의 섬에 횟집을 차리거나, 입시 미술학원을 만들고, 다른 사용자들을 초대하여 즐기는 사용자들도 생겼다. 모동숲이 소통을 위한 메타버스로 급부상한 셈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을 초월한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데, MZ세대의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소셜미디어, 배달 앱, 온라인 게임 등이 모두 메타버스에 포함된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은 정치인이 있다. 미국의 59번째 대통령 선거를 놓고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와 바이든 상원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가상 세계 메타버스인 모동숲에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섬을 만들었다. 이름은 Biden HQ이다. 바이든 후보는 모동숲 사용자 모두에게 자신의 무인도 코드를 공개해 유권자들을 자신의 섬으로 초대하고 있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섬에는 크게 두 개의 주요 지역이 있다. 하나는 바이든의 선거 캠페인 사무실이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노트북 컴퓨터와 전단지 등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지며, 젊은 시절 바이든의 모습을 담은 포스트와 모교의 로고를 전시하고 있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다른 공간은 투표소이다. 이 지역에 가면 투표를 독려하는 포스터가 있고, 선거일과 투표 방식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섬에는 바이든 후보의 아바타가 있는데, 아바타를 만나서 말을 걸면 대선 캠페인 슬로건을 랜덤하게 얘기해준다.

또 바이든 섬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는 공간이 있어서, 사진을 찍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를 보유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위해 Biden HQ 섬을 투어하는 영상을 트위치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트위치는 유튜뷰와 유사한 구조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데, 주로 게임에 특화된 영상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다.

바이든이 메타버스를 선거 캠페인에 최초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포켓몬 고를 선거 캠페인에 사용한 사례가 있다.

정치인들은 전통적으로 유권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채널과 공간으로 신문, TV토론 프로그램, 공원, 시장 등을 주로 활용해왔다.

그런데 젊은 세대일수록 신문, TV 등과 같은 전통 미디어를 소비하는 비율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그들은 공원, 시장보다 메타버스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여러 기업들을 후방에서 웹서비스로 지원하는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1880조 원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한다.

수많은 브이로그가 올라오는 유튜브 메타버스를 보유한 구글의 시가총액은 1200조 원을 넘어서서 세계 5위에 해당한다.

라이프로깅 메타버스 분야의 대표적 기업인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900조 원을 돌파해서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세계 시가총액 1~6위의 기업 중 절반이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다.

메타버스와 별 상관없어 보이는 나이키는 2006년부터 온라인 운동 서비스를 개발하여, 자신만의 메타버스를 꾸준히 키워오고 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경쟁기업과의 수익격차를 더 크게 벌리면서 시가총액 198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아디다스의 3배에 가까운 규모이다.

메타버스와 관련된 기업들의 놀라운 성장 규모가 보여주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들이 메타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중과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정치인들이 신문, TV토론 프로그램, 공원, 시장이 아닌 메타버스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 정치에서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터전은 현실 공간이 아닌 메타버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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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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