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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중국 자본에 제주 땅 파는 이는 '제2의 매국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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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중국 자본에 제주 땅 파는 이는 '제2의 매국노'"

"제주2공항 지을 돈 제주도민 복지에 써야" 난개발 반대 목소리 높여

최근 '토착왜구'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조정래(77) 작가가 중국인 자본을 통한 제주 팬션 사업 개발 이익을 위해 제주 땅을 파는 이를 두고 "제2의 매국노"라고 칭했다.

조 작가는 제주가 살 길은 개발이 아닌 자연 문화 보전이라며 제주 제2공항 건설, 비자림로 개발 등을 성토하기도 했다.

조 작가는 15일 제주 난개발 증언대회인 '사라지는 섬, 제주를 말하다'에 참석해 행한 특별강연 '제주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국환경회의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조 작가는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말년은 제주에서 살기로 했"으나 난개발로 인해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한 14~15년 전부터 급속도로 제주도 땅을 (중국 자본에) 파는 이가 늘어나고, 행정력까지 동원돼 관련 특혜를 줬다"며 "제가 너무 속상해서 '이런 짓하는 사람이 제2의 매국노'라고 칭했다"고 말했다.

이어 "땅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으면 되지, 소유권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며 "그들(중국자본)이 제주 땅 85% 이상을 가진 다음에 독립한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작가는 관광객 증가에 따라 제주에 고층빌딩이 들어서는 것 역시 제주를 망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작년에 제주도 시민단체의 초청으로 오랜만에 제주를 찾았더니 38층 건물(제주드림타워)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며 "한라산의 저 아름답고 수려한 능선이 (고층빌딩에 가려) 사라지면 누가 제주를 찾겠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나는 제주를 100번 넘게 방문했고 '임명받지 않은' 제주도 홍보대사 역을 해왔지만, 다시 이런 제주를 찾고 싶지는 않다"며 "저만 그러겠느냐. 제주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연간 500만이던 제주 관광객이 1600만으로 늘어난 원동력은 제주 올레"였다며 제주가 당시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작가는 "제주올레 전까지 제주도는 한국인에게 외면당한 관광지였다. 많은 사람이 더 싼 동남아로 발길을 돌렸다"며 "제주올레가 생긴 후 그 아름다운 풍광을 걸어서 지친 영혼을 쉬게 하고 싶다는 이들이, 육체와 영혼의 관광을 함께 하려던 이들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제주도가 살 길은 (난개발이 아니라) 자연 문화 보전"이라며 "제주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적 유산임을 알아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비자림로 개발, 제주 2공항 개발 등으로 인해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조 작가는 전했다.

조 작가는 "비행기에서 제주도를 내려다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지고 엄마 품에 안긴 것 같은 생각을 저만 가지겠느냐"며 "왜 그걸 모르고 나무를 쳐내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20년, 30년 된 나무 한 그루는 이산화탄소를 품고, 그늘을 이뤄주고, 사람의 찌꺼기를 없애는 수 많은 역할을 한다"며 "나무 한 그루의 생명은 사람 하나의 생명과 같다.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위해) 나무 1500그루를 쳐낸다면 1500여 명의 생명을 죽인 것과 같다"고 일갈했다.

5조 원 사업 규모의 제주 2공항 개발을 두고는 4대강 사업을 언급하며 "지금 책임지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공항 수용 능력이 부족하면 제주공항을 확장 리모델링하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주시 조천읍 일대에 건설이 논의되면서 새로운 논란이 된 자연체험파크(제주 사파리월드 조성사업)를 두고도 조 작가는 "세계적 추세가 동물원을 없애고 동물 학대를 멈추는 일인데 무슨 짓이냐"며 "해양성 기후인 제주에서 대부분 동물은 제주 바닷바람에 적응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조 작가는 자신의 젊은 시절 제주 방문 시기를 돌아보며 당시부터 인간의 탐욕이 제주의 자연을 망쳐왔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도 전했다.

1960년대에 목포에서 배를 타고 9시간여를 거쳐 제주를 방문한 일화를 전한 조 작가는 "당시 우리를 환영한 관광상품이 산호로 만든 담뱃대다. 지금은 김제 아리랑문학관에 전시돼 있다"며 "지금 돌아보니 그대부터 돈을 벌기 위해 (산호를 이용해) 바다를 오염시킨 것이었다. 저도 바다를 오염시키는 게 돈을 보탰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 작가는 이어 "인간의 탐욕에 의해 제주도가 망가지고, 한라산이 망가지고 있다"며 "제주도가 망가진 일차 책임은 결국 제주도민에 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조 작가는 대안으로 제주 2공항에 투입할 예산 중 "1조 원은 제주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무공해 처리하는 데 투입하고, 나머지는 제주도민의 복지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작가는 "그간 (제주를 지키자는) 제주도민의 힘으로 싸움이 어려워 이제 서울까지 올라왔다"고 이날 행사에 답답함을 표한 후 "제주도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가 조정래가 15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제주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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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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