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렸지만 이겨냈다. 면역력이 생겼다고 한다....나는 힘이 넘친다고 느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 열흘만에 공식 선거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마스크 한다발을 지지자들을 향해 던졌다. 마스크따위는 더 이상 나에게 필요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대부분은 마스크 착용이 나약함을 의미한다고 믿는 탓인지 역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호했다. 론 드잔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참석 고위 인사들도 ‘노 마스크’ 차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샌퍼드 국제공항 유세에서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며 앞에 있던 연설대를 손바닥으로 두세 차례 내리쳤다. 지지자들은 열광하며 “USA”를 연호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청중들 속으로 걸어들어가 남성들과 아름다운 여성들 여러분 모두에게 크고 진한 키스를 하겠다"면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마스크 유세'에 대해 CNN은 "감염 확산을 초래할 수 있는 대형이벤트"라고 비판했지만,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유세장으로 오는 에어포스원에서 "연속 음정 판정"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숀 콘리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속 음성판정을 받아 타인에게 전염시킬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대선(11월3일)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바이든 후보에게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두자릿수 안팎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총력전을 펴야 할 처지다.
트럼프는 13일 펜실베이니아, 14일 아이오와, 15일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16일 다시 플로리다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플로리다는 미국 대선의 승부를 가르는 경합주 중에서도 다른 경합주까지 판세에 영향을 주는 '핵심 경합주'로 "플로리다 주의 승자가 대선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로, 최근 한 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플로리다 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평균 3.5%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후 군병원 입원 3일만에 퇴원하고 이틀만에 집무를 재개한 뒤, 다시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 위해 빽빽한 일정의 대선 유세 등 강행군을 하다가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고 감염의 진원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대선 투표일 전에 유고 사태가 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음성 판정이 항원검사에 기반해있다는 점에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환자 격리 해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24시간 간격으로 진행한 두 번의 PCR 검사 결과 음성판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 유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 주 털리도에서 열린 유세에서 또 실언을 해 역공을 자초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뭉쳐야 한다. 그게 바로 제가 출마하는 이유”라며 “민주당원으로서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실수를 알아챈 바이든 후보는 곧바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다고 발언을 정정했다.
또 바이든 후보는 "여러분이 기억하겠지만 나는 모르몬교 신자인 상원의원과 경쟁할 때 곤란에 빠졌다. 그 주지사 말이야”라며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매사추세츠 주지사 출신이자 2018년 유타 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롬니의 이름을 얘기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을 두고 "그는 나쁜 날을 보냈다. 나쁜 날들이 다가오고 있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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