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한국에서 자연생태의 원형이 그나마 남아있는 드문 땅입니다. 그리고 현재 난개발에 따른 갈등의 섬,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섬입니다. 살아야하고 살려야한다는 절박감에 동료 시민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가 환경부 장관에게 가 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인류가 뭇 생명과 더불어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노력만이 아니라 정책과 노선의 전환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임박해 위기의식 가운데 연재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환경부가 동의하고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고시하면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법적 지위를 갖게 됩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매일 글을 이어갈 것입니다. 제주 제2공항 사업만이 시대와 지역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구체적인 사안을 배경으로 우리의 제주발 문제의식은 펼쳐질 것입니다.
제주 강정마을 농부의 시
김성규 – 강정 주민
환경영향평가
웃기지
뭔 소리냐고
뜬금없이
나도 뜬금없다
갑작스럽게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에 별다른 영향이 없으면 개발이라는 것을
막해도 되나 싶어서
실소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어느 놈의 평가인지
환경에 영향을 주지않는 개발도 있던가
고작
붉은발 말똥게 70쌍 옆마을로 옮기고
허가해버린 제주 해군기지
이전의 환경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제주를 돌아가며 파헤친 바닷가
어느 것도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은 곳은 없다
여전히 크고 작은 개발의 바람
이미 변해버린 제주
눈속임이다
생각 속임이다
환경 영향평가란
기억을 죽이는 유혹의 결정체다
어느곳도
평가를 받고 개발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미친 개발의 유혹
환경 영향 평가
봐라 세상천지에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곳은
어디나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주며
빠르고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구럼비에 갔다가
구럼비에 갔다가
기가 막히고
또 기가 막혀서
연신 서럽게 울기만 했다
나도 모르는 설움이
나도 모르는 시간이
나도 모르는 그 많은 것들이
켜켜히 가슴을 눌러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통곡도 못하고
연신 속울음만 해댔다
시간은 그렇게 흘렀는데
내 가슴의 구럼비는
그렇게 아름다웠다
잊을수 없는 것과
잊어야 하는 것의 기로에서
이리 서러울 수 있다니...
개발지론
몸부림 치지마라
애쓰지도 마라
하나를 얻으면 열을 잃는다
수많은 삶의 아이러니
얻을수록 잃는게 많아지는
잃어지면 찾을 수 없는
잃어져도 잃어진 줄도 모르는
그게 개발이다
화려한 외형보다
천년을 이어온 수수가
더 아름답다
화려한 부의 축척은 분배를 모르고
가난을 물려 받을 이들의 환상 속에
개발은
결국 자신마져 잃어 간다
그대는 얻었는가
돌아 보라 잃어버린 너를 볼 것이다
행정의 행실머리
문득
귓전을 스치듯 지나간 이야기가 울린다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습니다
테레비 인터넷 뉴스마다
떠벌리고 다녔다
제주강정 해군기지는
주민의 의견을 물을 것처럼 그렇게 열심히 홍보를 했다
그러나 주민의견은 커녕 만날 생각조차 않았다
그리고 강정주민 대다수가 참여한
마을회의 결과인 해군기지 거부 결과는
정당성 운운 하면서 주민의견을 묵살했다
그리고 여전히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은
주민이 반대하면 안한다 였다
결과
외부에서는
강정주민이 원해서 지어지는게 아니냐 였고
아니다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면
몰라서 그런거라고
내가 강정사람이라고 해도 믿지를 않고 들으려고도 안했다
제2공항
제2공항을 추진하면서도 똑같이 행하고 있다
언론매체에는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듯 보이면서도
나 몰라라 하고
주민아닌 주민들을 만들어
마치 주민들의 찬성의견이 더 많은 것처럼 꾸미는 것 같다
정작 들어야할 소리를 외면하고
묻지마라 일방 추진을 한다
아마 제2공항은 주민이 압도적으로 원해서 하는 것이라고 우길 것이다
왜 행정의 행실머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위화적이고 어거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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