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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청년대변인의 비판, 누구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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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청년대변인의 비판, 누구 얘기일까?

[기자의 눈] 분명히 나경원 겨냥했는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단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해 내놓은 논평의 내용이 묘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민주당은 11일 조은주 청년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정치인은 공인(公人)"이라며 "공인으로서 사회통념과 도덕적 기준에 따라 마땅히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지 않는 범위에서 직무활동에 대한 비판을 보다 신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세"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어 "가짜뉴스를 생성하거나 유포한 사람에 대한 고소가 아닌,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를 지적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고발인에 대한 고소는 자칫 시민사회와 언론의 정당한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가 되는 처사"라며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나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지 않고, 고소로 대응하는 태도에 깊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나 전 의원이 자신의 딸 대학 입학 특혜 관련 의혹을 제기한 시민운동가와 언론인을 고소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자신을 '조국 똘마니'라고 비난했다는 이유로 한 진보 논객을 고소했고, 추미애 법무장관은 아들 군복무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리자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한 분들의 사과를 촉구한다.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른 시일 내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나 전 의원이 받고 있는 의혹이 딸의 대학 진학 관련 특혜인 점을 지적하며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경쟁력이 되는 세습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격차와 위력은 매우 크다"며 "극한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에서 특혜와 적폐는 최소한의 기준인 '공정의 룰' 자체를 저해한다"고 했다.

그런데 여권에서도 한 전직 법무장관은 아들·딸의 인턴활동 증명서 등을 위조해 대학원 진학 등에 부정하게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추 장관의 아들 관련 의혹도, 핵심적인 질문은 그가 군 지휘관으로부터 '적법하게' 휴가를 받는 과정에 당시 원내 1당 대표였던 어머니나 그 보좌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느냐 하는 '특혜' 여부였다. 물론 여야를 떠나 의혹 제기 대상자들은 혐의 사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민주당 청년대변인의 일침은 이렇다.

"수오지심의 마음이 있다면, 특혜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설사 논평 내용이 공교롭다 한들, 아무려면 여당 당직자가 여권 실세인 전현직 법무장관이나 현직 여당 의원을 겨냥했겠느냐고 손을 내저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섣부른 단정은 금물. 조 대변인은 강조한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우리 사회 해악인 특혜와 부정을 내로남불의 태도로 안일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시쳇말로 '내로남불' 즉 이중 잣대는 안 된다는 꾸짖음이다.

이 논평의 마지막 부분은 아래와 같다. "시민사회와 언론에서 제기한 불공정과 특혜 비리 등 의혹에 대해 공인으로서 최소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한다면, 진지한 반성과 사과와 더불어 한 치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나 전 의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까? '내로남불의 태도로 안일하게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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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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