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가 한국전쟁기 흥남철수작전 피난민 정착을 위한 주택 건설 과정과 포로수용소 강제 징발 피해 보상 과정 관련 문서를 발굴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문서는 거제시 기록관에 보관 중인 기록물을 국사편찬위원회의 ‘거제시 사료조사수집’ 연구팀에게 제공,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1957년 연초면에서 생산한 ‘난민정착관계서류철(難民定着關係書類綴)’은 한국전쟁기 흥남 등지에서 피난 온 북한 피난민과 수용소 설치에 따른 수월 지역 소개민(疏開民)들의 주택 건축 사업 과정을 담고 있다.
연초면장이 작성한 징발확인서를 보면, 1951년 5월 25일 국련군포로수용소(연합군 제1거제도전쟁포로수용소)는 연초면 연사리 토지(전답) 9만9568평과 건물 122동(건평 1575평·대지 5802평), 송정리 전답 6874평을 강제 수용했다.
연초면이 이를 근거로 거제군에 징발 건물 및 토지를 보상해 달라는 신청서도 확인됐다.
거제도포로수용소에 징발된 연사리 일대 건물과 토지는 임전과 연사리를 잇는 일명 ‘MP다리(지금의 연초교)’의 검문초소, 해명 및 연사 일대의 병참 시설, 피난민 수용소 등으로 이용됐다.
송정리 177~204번지 논은 거제도포로수용소 포로묘지로 징발되었는데 지금의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 송정덕산맨션 앞 도로와 공터 일대이다. 송정리 포로묘지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수용소 폐지 이후 건축물 및 토지는 1954년 11월 22일 원주민들에게 반환됐다.
거제시는 2016∼2017년 뉴욕 소재 유엔기록관리부에서 거제도포로수용소 포로묘지 등록부와 배치도를 수집했는데, 이번 문서발굴을 통해 추가로 정확한 위치의 지번과 규모까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까지 확보한 셈이다.
이 시대 전문가인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문서철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 첫째는 2차 거제도포로수용소 건설 과정에서 연초면 일대의 수용소 부지와 포로묘지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거제시 행정문서라는 점이며, 둘째는 한국전쟁기 북한피난민과 수월 지역 소개민들의 정착 주택과 벽돌공장 건립, 간척 사업 등을 통해 전후 주민들의 생활사를 알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거제시는 이 문서가 지난 2018년 11월 20일 거제시에서 발굴한 ‘징발관계서류철 – 피징발자 피해 조서(1955. 12. 20)’를 보충하는 귀중한 자료로서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하고 문화재로 등록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시 거제시 생산기록물로 제공하고, 거제의 고유성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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