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제2공항 건설예정지, 파헤칠 게 아니라 보호해야 할 생태계 보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제2공항 건설예정지, 파헤칠 게 아니라 보호해야 할 생태계 보고

[제주도가 환경부 장관에게] 15

제주도는 한국에서 자연생태의 원형이 그나마 남아있는 드문 땅입니다. 그리고 현재 난개발에 따른 갈등의 섬,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섬입니다. 살아야하고 살려야한다는 절박감에 동료 시민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가 환경부 장관에게 가 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인류가 뭇 생명과 더불어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노력만이 아니라 정책과 노선의 전환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임박해 위기의식 가운데 연재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환경부가 동의하고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고시하면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법적 지위를 갖게 됩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매일 글을 이어갈 것입니다. 제주 제2공항 사업만이 시대와 지역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구체적인 사안을 배경으로 우리의 제주발 문제의식은 펼쳐질 것입니다.

제주도가 환경부 장관에게 연재 바로가기

국토부의 부실과 환경부의 방조

9월 15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에서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추가 재보완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두 차례에 이어 세 번째 이뤄진 이번 보완 요구는 환경부의 마지막 절차로 보완이 제대로 안 되면, 반려나 부동의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환경부가 진정 환경을 보전하려는 주무부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9월에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부실하게 작성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그동안 몇 개월간 보완조사를 실시했었다.

그런데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를 볼 때 부실한 조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조류조사 시기가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조류조사를 하려면 제주에 상주하면서 조사를 해야 한다. 이유는 제주 2공항 부지와 인근 지역에 겨울철에 찾아와 머무르는 겨울철새뿐만이 아니라 봄과 가을철 때만 이동 중에 잠시 들르는 이동 철새, 그리고 여름철에 번식하기 위해 찾아오는 철새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곳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가 새들의 먹이가 많고 안전하게 머무르기 좋기 때문이다. 습지가 많아 새들이 물을 먹거나 목욕하기에 좋고, 산림과 농경지, 구릉지 등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서 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장소다. 더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대규모 시설이 많지 않아 새들이 위협을 받지 않고 서식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더욱이 공항부지 인근 지역이 해안가 이여서 갯벌과 바다를 좋아하는 새들이 많이 머무르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러가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보완조사 때 새들의 이동패턴과 서식상황을 명확히 조사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에 보완조사를 요구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곳의 자연지형과 생태적 특징을 전혀 모르고 판단한 것이다. 아주 비판적으로 말한다면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방편으로 보완조사를 요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않기를 바란다.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은 무엇이 잘못되었나

1)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서 조류조사 시기는 조류의 이동상황을 볼 때 아주 제한된 시기만 조사를 한 것이어서 조류의 종과 개체수, 새들의 이동경로와 이동 고도가 부실하게 조사될 수밖에 없다.

2) 제주도에서 관찰되는 새 중에서 산새들은 번식 때인 봄철과 여름철에 가장 많이 관찰된다. 특히 숲속에서 번식을 하는 새들은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고, 주로 새의 소리를 듣고 종 구분과 개체수를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에는 산새들의 새끼들이 더 많아 지지만 새 소리가 거의 내지 않거나 소리가 작기 때문에 종과 개체수를 정확하게 조사하기는 어려워진다. 이 같은 조류 특성을 명확히 알아야만 조류 조사를 정확히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봄철에는 현지조사를 하지 않고 문헌조사 결과만을 이용해 분석하였다.

2019년 본인이 6월 13∽15일과 27∽28일에 제주2공항 건설 예정지에서 조사를 한 결과, 팔색조(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1마리와 두견이(천연기념물) 10마리, 긴꼬리딱새(멸종위기종) 2마리가 조사되었다. 이 두 종은 문헌조사에만 확인되었고, 현지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두견이는 대체적으로 섬휘파람새, 휘파람새의 둥지에 탁란(대신 알을 부화시켜 새기를 키우게 함)을 하는데 섬휘파람새가 공항건설 예정지에서 수백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를 보면 현지조사를 했던 1차(1월 중순) 현지조사에서 단지 4마리만이 조사되었다.

3) 많은 겨울철새들이 북에서 남하해 제주도에 도착하는 시기는 10월 초순부터 11월 중순까지이다. 그리고 봄이 되면서 번식지로 북상하는 시기는 2월 말부터 4월 초순까지이다. 이 시기에는 새들의 이동고도가 100m가 훨씬 높이 날아서 내려오거나 날아서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시기에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더욱이 겨울철에 온도가 많이 떨어질 경우, 다른 시기에도 제주도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일본 남측과 대만, 동남아 등지에서 월동을 하고 번식지로 북상하는 새들 중에서 제주도에 내리지 않고 곧장 이동하는 새들도 많다. 이 새들은 100m 이상의 높은 고도로 이동하기도 한다. 즉 단지 제주도에 내리지 않고 높이 떠서 이동하는 새들도 조사를 해야 한다. 매일 현지조사를 실시해야 새들의 이동경로와 이동고도를 더 조사해서 해야 만이 비행기와 새들의 충돌이 예상되는지 아닌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새를 조사한 1월 중순과 2월 초순에 한번씩 조사를 한 것은 아주 부실할 조사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인이 지난해와 2019년 겨울철(2월 25일과 28일)에 직접 조사한 결과, 큰고니(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1마리와 흰이마기러기(멸종위기종) 2마리, 노랑부리저어새(멸종위기종) 1마리를 관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노랑부리저어새와 큰고니는 문헌조사에서만 나오고, 흰이마기러기는 문헌조사와 현지조사에서 모두 조사되지 않았다.

4) 봄과 가을에는 번식지와 비번식지를 오고 가기 위해 제주도 연안에 도래하는 조류 중에 도요물떼새가 관찰된다. 제주도의 특성상 도요물떼새들이 단지 하루, 이틀만을 이곳에 들러서 먹이를 먹거나 쉬기 위해 도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9월 중순에만 ‘하도리-종달리-오조리 철새도래지와 성산-남원 해안’에서 단지 한 번 조사를 한 것은 아주 부실한 조사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환경영향평서가(초안)의 P291-298를 보면, 현지조사에서 단지 도요물떼새 5종(댕기물떼새, 청다리도요, 삑삑도요, 깝짝도요, 꺅도요)만이 조사되었다. 문헌조사에는 25종이 관찰되었다고 나온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지난해와 올해 봄철 제한된 시기에 조사를 했는데도 알락꼬리마도요(멸종위기종), 붉은갯도요, 큰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가 조사되었다. 그런데 이들 3종은 현지조사와 문헌조사에 전혀 나오지도 않는다. 실제 본인이 현장조사한 결과는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의 현지조사에서 관찰된 도요물떼새 5종 보다 더 많은 종과 개체수가 관찰되었다. 따라서 ‘하도리-종달리-오조리 철새도래지와 성산-남원 해안’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를 정확히 조사하기 위해서는 3월 초순부터 5월 말까지, 7월 중순부터 10월말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루도 빼지 않고 조사를 한다면, 휠씬 많은 도요물떼새 종과 개체수가 관찰될 것이다.

5) 봄철 이동시기에 ‘하도리-종달리-오조리 철새도래지와 성산-남원 해안’에서 노랑부리백로(멸종위기종)가 문헌조사에서만 확인이 되었다. 본인이 작년 6월 11일에도 현지조사 때 3마리가 관찰된 바 있는데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를 보면 봄철에는 현지조사를 진행하지도 않았다. 노랑부리백로도 잠깐 하루만 들렀다가 북상할 수도 있으니 매일 현장조사를 해야 한다.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제주도와 경상남도 해안가에서만 관찰되는 흑로는 지난해 5월 7일에 종달리에서 관찰되었는데 중산간의 숲에서 번식을 할 가능성이 있고, 여름철에도 관찰되는 종이다. 하지만 흑로가 관찰되는 시기에는 조사도 하지 않았다.

제주 2공항 예정지 주변의 법정보호종

2019년 11월 14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제주도 하도리, 종달리, 시흥리, 오조리 연안에서 새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당일 간조시간과 수위는 6시29분에 45cm, 만조 기간과 수위는 11시41분에 275cm이었다.

조류조사 결과, 이 세 지역에서 관찰된 조류는 종수 21종, 총 개체수가 2,728마리였다. 국내 법적보호종을 보면 5종에 총 20마리였는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5종에 20마리,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해양생물종이 1종에 8마리,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 3종에 17마리였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지정 멸종위기종(EN)인 저어새 8마리가 관찰되었다(아래 <표>).

제주도 하도리, 종달리, 시흥리, 오조리 연안 전체를 보호 관리에 나서야

제주도 하도리, 종달리, 시흥리, 오조리 연안은 거의 일직선 상에 있어서 많은 새들이 먹이, 바닷물 수위, 기온, 바람과 파도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하도리, 종달리, 시흥리, 오조리 연안을 이동해 가면서 살아간다. 따라서 이 네 지역은 새들의 입장에서는 단일생태권이다.

이 새들의 입장에서는 하늘로 날아오를 때 이 곳 전체가 한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이 새들이 날아오를 때 활공하다가 실제로 직선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들이 종달리와 하도리 연안을 오고 가고 할 때는 종달리 마을 뒤에 위치한 지미봉 왼쪽(서쪽 구역) 이동경로로도 많이 이용을 한다(<그림1>).

▲<그림1> 제주도 하도리, 종달리, 시흥리, 오조리 연안의 물새이동경로

따라서 이 지역 모두가 습지보호지역이나 해양보호구역, 또는 해상국립공원 등으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가 되어야 한다. 만약 개인사유지가 있다면 정부가 매입하던지, 아니면 정부가 개인소유지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2018년 4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발간한 ‘제주국립공원 지정 추진사업 최종보고서’를 보면 이 지역 모두가 해상국립공원 지정 계획안에 포함되었다(<그림2>). 그런데 다른 지역 주민들이 국립공원 지정을 반대하면서 차일 피일 미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주민의 동의가 있기만 한다면 이 지역만이라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던지, 아니면 습지보호지역 또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 관리해 주기를 바란다.

▲<그림2> 제주 국립공원 지정 계획 지도 (제일 우측 지역이 철새도래지임)

국립공원 또는 연안습지보호지역,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구역은 람사르협약에서 제시한 연안습지의 범위인 조간대 전체와 간조선으로부터 수심 6m까지의 조하대 지역을 당연히 포함시켜야 한다.

제주2공항 건설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성산읍 내륙에 건설 계획 중인 제주2공항 건설 계획(<그림3>, <그림4>)은 철회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 지역에 서식하는 새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줄 것이고, 항공기도 이 새들과 부딪혀 사고위험이 발생할 것이다. 이 새들 중에는 공항 예정지의 농경지와 여러 개의 습지로 이동할 수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하도리 연안에 머무르는 겨울철새들이 주변 농경지로 이동해 채소류를 뜯어 먹어 피해를 주고 있다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제2공항이 건설되어 비행기 이착륙을 한다면 주변 농경지나 습지로 이동해 가는 새들과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림3> 제주2공항 건설 예정지와 철새도래지 (국토교통부의 설명회 자료)
▲<그림4> 제주2공항 건설 계획 현황 (국토교통부의 설명회 자료)

제주도민에게 드리는 제안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제주도에 재앙을 가져올 제2공항을 건설하도록 하는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절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일로 제주도를 자주 방문한다.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는 각종 건물과 도로 건설, 그럼에도 도로와 해안가에 쌓여 온갖 쓰레기, 늘어나는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과 매연 증가, 경제적 이익에 눈먼 사람들의 지나친 행동과 위화감 조성, 지하수 함유량 감소 등 제주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들고 있다. 지금 제주도는 환경재앙의 초읽기에 다다르고 있다. 관광천국이 아니라 자연파괴, 공동체 파괴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제주도가 더 이상 난개발을 계속하여 제주도를 망가뜨릴 것이 아니라 제주도를 더 아름답고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제주도민에게 제안드린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를 일정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하루 방문객 수를 정해서 제주를 오고 가는 선박과 항공기 수를 조절하자. 현재도 너무 과잉관광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제주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머무르는 일자에 맞게 입도비 또는 환경부담금을 지불하도록 하자. 그 수익금을 제주의 생태환경보전과 제주도민들의 생활복지 향상에 사용하도록 하자. 또한 제주도로 들어와 살려는 사람의 수도 제한해야 한다. 적절한 인구수와 방문객 수로 정해서 관리하자.

제주도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 현재 각종 난개발이 심각한 제주도임에도 불구하고 제2공항까지 들어선다면 제주도는 더 많은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가 발생해 망하는 길로 전락할 것이다. 제주도민들이여 ! 돈에 현혹돼 우리의 삶을 망가뜨릴 것인지, 아니면 제주도의 공동체를 지키고 지속가능한 제주도를 만들 것인지를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 제주도는 더 이상 개발로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 제주도를 좌지우지 하는 정치 권력자와 돈을 많이 가진 자들에게 또 다른 먹잇감을 던져 줘서는 안 된다.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를 적극 알리는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제주도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