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특히 북반구의 하절기가 끝나고 동절기가 다가옴에 따라 앞으로 방역에 더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경고가 나왔다. 당장은 추석 연휴가 큰 위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하고 있으나, 아직 지역 내 알려지지 않은 감염원이 남아 있어 환자 발생 수가 크게 감소하지 못했다"며 "이 같은 요인들(알려지지 않은 지역 내 감염)까지 관리돼야만 (환자 발생 수가)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하절기가 끝남에 따라 새로운 위험 요인 3가지가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와 호흡기감염병 유행, 생활 환경 변화다.
정 본부장은 우선 "지난 5월 연휴, 여름 휴가 시기 때 경험한 것처럼 추석 연휴에 많은 이동이 있어 전국 단위의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며 "다시금 고향 방문, 친지 방문, 여행, 소모임 자제를 거듭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당국이 계속 추석 연휴 이동 자제를 요청했으나 이동이 증가하기 마련이므로 사람이 많이 몰릴 기차역, 버스터미널, 휴게소 등의 밀집도를 낮추도록 범부처 차원의 방역 대책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꼭 고향에 가셔야 할 경우에는 가급적 안전한 이동 수단을 선택해 주시고, 현지에서는 가족 및 친지 모임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본부장은 특히 "고향에 계신 어르신들은 고령이므로 코로나19에 노출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 어르신을 대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해 달라"고 강조했다.
기온 변화에 따른 위험 요인도 두 가지 있다고 정 본부장은 전했다.
정 본부장은 "가을과 겨울에 접어들면서 (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병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호흡기 감염병과 코로나19 증상이 비슷해) 코로나19 진단이 어렵다는 위험도 있어, 방역당국은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 접종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날씨가 서늘해짐에 따른 생활 방식 변화도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됐다고 정 본부장은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이제 기온이 내려가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며 "(기온 하강으로 인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실내 생활 시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밀접 접촉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의 이 같은 우려 배경에는 여전히 수도권 감염 확산세가 크게 꺾이지 않는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9월 4일~9월 17일)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 비율은 26.4%에 달한다. 관련 통계 수치가 8월 수도권 집단 감염 이후 2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올라가는 기미도 보이고 있다.
방역망 바깥에서 알려지지 않은 잠복 감염이 새로운 감염을 일으키는 상황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맞이하는 추석 연휴의 인구 이동은 위험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인 일반 시민 선제검사를 통해 이날 처음으로 확진자가 한 명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6월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시민 8544명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시행해 왔는데, 이들 중 한 명으로부터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조용한 전파 차단을 위해 시립병원 7곳에서 무증상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검사를 받고자 하는 시민은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조치의 효과가 아직 뚜렷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 본부장은 "현재 서울시 외에도 각 지자체가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선제적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확인된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많지 않다"며 "방대본 차원에서는 모든 입영 장병을 대상으로 매주 6000~7000명가량의 무증상자 선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영 장병 검사를 통해 확인된 양성 건수는 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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