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회사 생활에서 성차별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적으로는 일·가정 병행, 채용·평가 및 승진에서의 차별금지 등을 갖추고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 여성 직장인의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여성 직장인 300명과 인사 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 직장인의 71%는 승진·평가·업무기회 등 회사 생활 전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답했다. 반면 인사 담당자의 81.0%는 "여성 직장인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 답해 상호간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은 '승진에 있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보느냐'는 문항에 64.3%가 '그렇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 임명을 기피하는지에 대해서는 44.7%가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응답했다.
'성과 평가시 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가'는 문항에는 '낮게 평가한다'는 응답이 66.7%로 나타났다. 회사 내 성과와 승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주요 업무 배치 등 업무 기회 측면에서도 여성 직장인의 65.7%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응답했다.
여성 직장인들은 회사 생활에 불리한 이유로 44.1%가 '출산·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 우려'를 꼽았다. 이어 '여성 업무능력에 대한 편견'(29.1%), '남성 중심 조직문화'(9.8%) 등도 여성을 불리한 위치에 내모는 요인이라고 봤다.
육아 휴직과 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도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는 문항에는 35.7%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그렇다'고 답한 27.3%보다 많았다. '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을 걱정하는가'는 문항에도 44.3%가 '걱정한다'고 답했다.
직장내 여성 인재 활용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 여성 직장인들은 '여성에 대한 편견 해소'(31.3%)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종일 돌봄, 바과 후 학교 등 사회적 인프라 확충'(37.7%)을 가장 많이 답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작년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 사태에 따른 학교·보육시설 휴업으로 육아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여성인재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도를 적극 운영해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스마트워크 추세에 부합하는 평가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여성인재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2019년 기준 민간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이 20.9%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업내의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성과평가 기준 명확화 등을 통해 양성평등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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