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통합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내보내는 방안에 대해 "우둔한 짓"이라고 일축했다. 오세훈·나경원·홍정욱 전 의원 등 정치권 명사들의 출마설에 대해서도 "기성 정치를 불신하는 서울시민은 새 얼굴을 선호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한 1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통합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새로운 얼굴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것"이라며 "기성정치를 불신하는 서울시민들은 새로운 얼굴에 새 비전을 제시하는 시장을 선호할 것"이라고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기성정치가 다 맥을 못 추고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졌다"는 사례도 들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내, 초선 그룹에도 이에 부합하는 '뉴 페이스'들이 많다"며 "통합당 내부에서 새로운 사람이 튀어나와서 해보겠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본회의 자유발언으로 여론 주목을 끌었던 윤희숙 의원이 거론되자 김 위원장은 "꼭 그 사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초선의원 중에서 한 사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현직 다선의원들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선 "본인들이 (후보감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더 잘 알 것"이라고 신랄하게 말했다. 일각에서 홍정욱 전 의원이 거론된다는 질문에 그는 "젊기만 하다고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인물만 잘났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서울시의 복잡한 기구를 운영해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다소 거리를 둔 답변을 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차출설에 그는 "2011년엔 민주당이 어물어물하다가 외부인사(박 전 시장)에게 시장 후보를 뺏겼다"며 "그런 우둔한 짓은 통합당은 절대 안 한다. 통합당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적절하고 유능한 사람을 후보로 만들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안 대표가 저희들과 서울시장이든 대선이든 통합된 경선을 치르면 안 대표의 독자적 지지세력에 저희 당 지지세력까지 합쳐(져)서 선거를 치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며 "저희들은 언제나 '같이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선택은 안 대표에게 달린 것"이라고 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주 원내대표 등 당 일각에서 '미스트롯 식(式)' 경선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 김 위원장은 "무슨 트로트 노래자랑 식으로 할 수 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22년 대선 관련 질문에는 답을 아꼈다. 그는 "내년 보궐선거까지만 (임기를) 약속하고 왔기 때문에 그 다음 얘기는 말할 게 없다. 그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야권 1위 주자로 이름을 올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만나거나 통화한 일이 없다"며 "검찰총장으로서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보는데, 현 시점에서 그 다음 문제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자기 직군에 가장 성실한 사람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에 소신이 확실한 저런 검찰총장은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 위원장보다 두 살 젊은 미국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바이든은 미국에서나 있는 얘기"라며 "나는 집착해서 인생을 산 사람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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