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투자회사인 제이피모건(JPMorgan)이 31일 밝혔다.
제이피모건의 마코 콜라노비치 거시 및 파생상품 연구팀장은 이날 고객들에게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조언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첫째, 일반 유권자들이 민주당 친화적인 이유로 발생한 시위가 폭력적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할 경우, 여론조사 결과보다 공화당이 실제로는 5-10%포인트 더 얻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 시위이 폭력적 양상이 두드러질 경우, 민주당 지지에서 공화당 지지로 돌아서는 비율이 5-10% 정도 된다는 지적이다.
1960년부터 1972년까지 대규모 시위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 학술연구에 따르면, 평화적인 시위는 민주당에 2-3% 정도 지지율 상승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폭력 시위는 공화당에 2-8%의 지지율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지난 5월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폭력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전국 각지로 번졌다. 여기에 지난 8월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7발이나 맞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다시 거세졌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이 총기를 들고 시위대와 맞서는 일이 발생하면서 지난 25일에 커노샤에서 2명의 사망자와 1명의 부상자,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지난 29일 1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커노샤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의 용의자는 트럼프 지지자인 17세 카일 리튼하우스이며, 피해자는 시위에 참여했던 백인 남성들이다. 포틀랜드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의 피해자는 트럼프 지지자로 밝혀졌으며, 가해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처럼 총격 사건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입하면서 발생한 일이지만, 일반 유권자들에겐 원인과 무관하게 시위 발생 자체에 대한 불만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말부터 줄곧 시위대를 "폭도",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 "극좌파" 등 용어를 동원해 강도 높게 비난해왔으며, 연방요원을 포틀랜드 등에 파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 공포를 조장해왔다. 트럼프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발생 직후부터 1968년 거세게 일었던 민권운동에 맞서 닉슨 전 대통령이 내걸었던 '법과 질서'라는 구호를 내세워 강경 진압 기조를 이어갔다.
콜라노비치는 "시위 폭력이 2020년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폭력적인 동영상을 더 광범위하게 퍼뜨릴 수 있고 이를 통해 메시지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트럼프 지지자들이 진보주의자들 사이의 "지지 철회 문화"(Cancel Culture)를 차용해 여론조사에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바이든 지지자들보다 더 많다고 보여진다고 콜라노비치는 주장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가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 지지를 철회했다고 여론조사에는 응답하고 있지만, 실제 투표장에선 트럼프를 찍을 중도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예상보다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는 '샤이 트럼퍼'(소극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의 규모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콜라노비치는 "이런 이유로 6%까지 바이든에 유리한 것처럼 여론조사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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