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주일 만에 7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런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고령의 경우 위·중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6~22일)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는 191명으로 이 기간 전체 확진자(902명)의 21.2%를 차지했다.
서울의 깜깜이 환자는 6월 첫째 주(5월31일∼6월6일)부터 매주 10명 안팎씩 발생하다가 8월 둘째 주(9∼15일) 25명으로 늘더니 셋째 주에는 단 1주 만에 7.6배로 급증했다.
8월 중순 들어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서 촉발된 연쇄감염이 일어나면서, 역학조사를 통해 연결고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사례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온 지난 12일 이후 △노원구 공릉동 안디옥교회(서울 누적 22명) △여의도순복음교회(서울 누적 24명) 등 종교시설뿐 아니라 △FA체대입시학원(서울 누적 30명) △극단 '산'(서울 누적 26명) △강동구 둔촌어린이집(서울 누적 15명) 등이 감염집단으로 새로 분류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안디옥교회 등 21곳을 사랑제일교회에서 파생된 감염집단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n차 전파'가 전방위로 발생하면서 감염경로 역추적이 더 이상 불가능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고령층일수록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은 현상에는 역학조사의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역학조사는 확진자의 진술, 휴대전화 위치추적, 각종 카드 사용내역, 폐쇄회로TV(CCTV) 녹화 기록 등을 주로 활용하는데, 고령층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현금을 사용하는 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양성 판정을 받은 한 확진자는 이달 초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이후 현금을 내고 버스와 지하철을 수차례 이용했다고 진술했지만 고령 탓에 정확한 이동시간까지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서울의 연령대별 '깜깜이 환자' 비율은 80대 이상이 23.3%로 가장 높았고, 70대(18.1%)와 60대(15.8%)가 뒤를 이었다. 반면 10대(6.5%)와 20대(7.4%)에서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노년층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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