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학교 실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학생을 정학시킨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 조지아주 폴딩 카운티의 노스폴딩 고등학교는 지난 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학교에 대한 비판적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해나 워터스(15) 학생에 대해 정학 처분을 내렸다.
워터스가 개학 첫날을 맞아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에는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전혀 지키지 않은 학교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워터스는 해당 게시물에 "복도가 붐벼서 움직일 수 없었다. 이것은 좋지 않다. 마스크 착용률은 10%에 불과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워터스의 게시물이 크게 화제가 되자 학교 측은 허락 없이 촬영을 하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것이 교칙 위반에 해당한다며 정학 처분을 내렸다. 브라이언 오토트 폴딩 카운티 교육감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워터스의 행동에 대해 비난하면서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며,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워터스가 우려했던 것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USA 투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스폴딩 고등학교는 지난 8일 학부모들에게 '학생 6명과 직원 3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통보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학교는 10-11일 폐쇄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며, 학교가 다시 대면 수업을 진행할지 여부는 11일 방역 조치 후 결정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 언론은 지난 3일부터 공립학교들이 대면수업을 진행 중인 조지아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260명의 교직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돼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한다.
미국, 지난 2주간 코로나19 감염 아동 9.7만 명
2020년도 가을학기 시작을 앞두고 수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최종적인 결정은 주지사 권한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연방정부에서는 "학교 정상화"를 강력하고 주장하고 있지만, 백신 등 근본적으로 안전을 보장할 방안이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 대면수업을 강행하는 것은 자칫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험에 내모는 일이 될 수 있다. '학교 정상화'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 등 대면수업을 재개한 주에서 학교를 통한 감염이 발생하면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또 최근 2주 동안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9만7000명 이상으로 집계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9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아과학회(AAP)와 어린이병원연합(CHA)은 지난달 마지막 2주 동안 미국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어린이가 9만7000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에는 6월 이후 확진자가 급증한 텍사스주의 통계는 빠져 있어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미 전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전체 미성년자 수의 4분의 1이 넘는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미국 미성년자 발병 사례는 33만8982건(전체 감염자의 8.8%)이다. 10명 중 7명은 남부와 서부 주에서 보고됐다. 애리조나, 미주리, 오클라호마, 알래스카, 네바다, 아이다호, 몬태나 등에서 미성년자 감염률이 높았다.
인종별 감염 비율도 큰 격차를 보였다. 40%는 히스패닉이었고 33%는 흑인이었다. 백인은 13%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히스패닉, 흑인 가정의 경우 저소득층 노동자 가정으로 부부 모두 '필수인력'으로 직장에 나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인종간 건강 불균형'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WP는 어린이 감염자가 급증한 것은 일부 학교가 다시 대면수업을 재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일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07만여 명, 사망자 수는 16만3000여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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