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국회의원의 회계부정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로부터 제공된 자원봉사자 명단의 범위에 의혹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지난 6월11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를 지역구로 출마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캠프에서 회계책임자였던 A 씨는 회계부정이 있었다며 검찰에 정 후보를 고발했다.
당시 A 씨는 검찰에 회계장부와 휴대폰 녹음 파일, 메모지 등 관련자료 일체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였으며 지난 달 26일 정정순 국회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던 중 사무실 컴퓨터에서 청주시자원봉사자 명단을 확보하고 청주시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청주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 B 씨는 지난 2월26일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자원봉사자 등록 및 실적을 입력하고 확인할 수 있는 1365포털에서 청주시자원봉사센터의 전체 자원봉사자 17만 3000여 명의 명단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자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B 씨의 컴퓨터를 압수하고 B 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B 씨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한국자원봉사협회 포털 사이트에 접속한 후 17만 3000명에 이르는 청주시 자원봉사자 명단을 다운로드 받았으며 이중 상당구에 거주하는 자원봉사자 명단을 엑셀파일에서 재배열해 정 후보 캠프에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 22일 B 씨를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로, 캠프 관계자 C 씨를 공직선거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면담강요 위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24일 청주지법 신우정 판사는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처럼 B 씨와 C 씨의 구속으로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가운데 B 씨가 상당구 지역 자원봉사자 명단 뿐 아니라 청주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전체 자원봉사자 명단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프레시안>이 지난 1일 청주시자원봉사센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1365포털에서 자원봉사자 명단을 다운로드 하려면 구 또는 동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명단만 다운로드 받을 수 없고 시 전체의 자원봉사자 명단을 모두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이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주소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동’, ‘청주시 상당구 ○○동’, ‘청주시 ○○동’ 등 일관되지 않게 입력해 엑셀 고급과정을 이수한 실력을 갖추지 않은 경우 이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명단을 다시 작성해야 하고 이 경우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의 의견이어서 이러한 의혹은 더욱 신빙성을 갖게 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언론에서 정 후보 캠프에 제공된 자원봉사자 수를 3만 명 또는 4만 명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검찰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
이러한 추측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 청주시의 자원봉사자 명단을 다른 선거캠프에도 제공됐거나 이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 경우 검찰의 수사가 전체 캠프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속된 B 씨가 탁월한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엑셀파일에서 쉽게 재배열(sort)를 했을 것으로 예상돼 이와 같은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전체 명단이든지, 일부 명단이든지 개인정보를 개인적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자원봉사에 대한 이미지를 깎아 먹는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B 씨는 구속 전 청주시자원봉사센터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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