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주산면 신구저수지 제방이 유실된 가운데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정치인은 천재라고 밝혀 물의를 빚고 있다.
신구저수지 제방은 지난 23일 보령지역에 내린 평균 강수량 시간당 30.5㎜의 폭우로 인해 전체 224m 중 26m가 유실됐다. 당시 2시간 동안 비는 54㎜ 로 집중호우로 관측됐다.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이하 공사)가 지난 2019년 시작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신구저수지 제방 노후 여수토 재설치 공사’를 진행했으며 가체절(임시물막이) 공사를 마친 상황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콘크리트부분과 토사 둑 사이에 물이 스며 둑이 유실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번 저수지 제방 유실로 보령시 신구리 604-6외 2필지와 서천군 비인면 구복리 106-1 등 농작인 8명의 소유 농지 12필지 1.5㏊가 토사로 덮이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27일 가진 대책회의에서 제방유실을 부실공사에 따른 인재(人災)로 판단하고 강경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또한 응급 복구공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관련공사의 중단과 부실시공 등에 따른 안정성과 피해현황 조사 등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는 충남도의회 양금봉, 전익현, 김한태의원과 서천군의회 조동준, 이현호의원 등 충남도와 서천군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수지제방 유실사고는 사고 발생 이전 비가 왔을 때 이미 옹벽 부분에서 물이 넘어 예고된 사고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사의 관리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도 해당 지역구가 아닌 충남도의회 B의원이 현장을 찾아 “이 사고는 자연재해”라고 말해 지역민들로부터 집중 성토를 당하기도 했다.
28일 제방 유실 사고 복구 현장에서 만난 남당리 주민 A씨는 “피해발생에 따른 보상 문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저수지 밑변에 사는 주민들이 제방에 대한 안정성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감독소홀과 불량성토제 공사 의혹 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인재(人災)와 천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는 피해에 따른 보상이 현저하게 다른 것과 천재인 경우엔 시행(공사)·시공자는 금번 사고에 면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귀뜸했다.
기자와 만난 공사의 담당 부장 C씨는 “집중호우를 예상하고 보령저수지와 양·배수장 174개소를 집중 순찰했으나 신구저수지 관련 공사의 시공사 관리·감독이 부실했다” 며 “천재(天災)라고 하진 않겠으며 시공사는 피해보상을 약속했다”고 말해 공사의 감독 부실과 집중호우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인정했다.
한편, 공사는 28일 오전 공사에서 신구저수지 제방유실과 관련된 설명회를 가졌으며 이번 사고와 관련 공사의 재해(災害) 및 인재(人災) 판단에 따라 후속조치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