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본인은 한반도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면서도, 병력 최적화를 위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주한미군 규모 감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21일(현지 시각)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진행한 화상 세미나에 참석한 에스퍼 장관은 최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 이후 불거진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 "나는 한반도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은 본인이 취임 당시 '국가국방전략'(NDS)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는 우리가 부여받은 역내 임무를 수행하도록 최적화된 상태로 (병력이) 배치됐는지 확실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 전 세계에서 미군의 배치가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전구(戰區, 전투를 수행하는 구역)에서 우리가 최적화된 병력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나는 전구들에서 지속적으로, 더 많이 순환 병력 배치를 추구하고 싶다. 이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게 더 큰 전략적 유연성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주한미군 철수 보도 이후 처음 나온 공식 입장으로, 당장 주한미군의 철수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미군 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버리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에스퍼 장관의 "더 많은 순환 배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특정한 지역에 병력을 상주시키는 대신에 다양한 지역에서 동맹국들과 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미군의 병력 배치가 연계되는지에 대해 호프만 대변인은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